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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리 속에서, 우리가 놓친 생명의 이야기를 듣다"━
'침묵의 숲' 제작진은 전작 '대멸종의 시대, 숲'을 통해 숲 보전의 중요성을 알린 바 있다. 구태훈 PD는 "전작이 인간과 숲의 관계를 조명했다면, 이번에는 그 숲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이라 설명한다. 전작 '대멸종의 시대, 숲'은 2024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고 환경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호평을 받았다.
사라진 소리를 찾기 위해 전국의 생태 현장을 기록하는 여정에서, 첫 만남은 노랑배청개구리. 우리나라 익산을 주 서식지로 하는 2020년에 처음 알려진 신종이다. 개체수가 1,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이지만, 아직 멸종위기종 등재가 이뤄지지 못했고 그 서식지가 '실시간'으로 파괴되는 중이다. 제작진은 노랑배청개구리의 울음이 가득하던 논에, 더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이들이 처한 현실을 실감했다고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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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들이 함께한 프로젝트━
작품의 취지에 공감한 관련 분야 세계 석학들의 동참이 눈에 띈다. '동물의 의사소통'을 연구해 온 이화여자대학교 에코생명과학부 장이권 교수, 유엔 IPBES(생물다양성 과학기구)의 공동의장을 역임한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 환경연구센터 요제프 제텔레 박사(Josef Settele) 등이 인터뷰이로 참여했다.
또한,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동물소리 아카이브' 관리자 칼 하인츠 프롬몰트 박사(Karl-Heinz Frommolt)는, 이번 작품을 위해 멸종위기종의 음향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했다. '동물소리 아카이브'는 1951년부터 녹음을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음 기록 저장소 중 하나다.
제작진은 이들과의 자문과 협력을 통해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초음파 영역까지 포착하는 특수 장비를 활용해 생물들의 '보이지 않는 신호'를 채집하고,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이를 영상으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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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방송 예정… 생명의 교향곡이 울린다━
이번 작품은 지리산, 오대산, 제주 곶자왈 등 30곳의 현장을 오가며 촬영됐다. 모든 장면의 소리는 현장에서 직접 채집한 소리만으로 구성되었으며, 시네마틱한 영상미로 몰입감을 선사한다. 제작진은 "이 작품은 자연을 위한 애도가 아니라, 공존을 위한 대화"라며 "숲이 들려주는 진짜 소리를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침묵의 숲'은 2025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방송프로그램제작지원사업 공공 공익 다큐멘터리 부문 선정작으로 올 연말 마운틴TV를 통해 첫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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