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대금 증가로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의 실적도 호실적 행진이다. /사진=뉴스1
코스피가 연초 대비 70% 이상 급등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맞자 증권사들도 일제히 '실적 잔치'에 나섰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운용,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이 고르게 확대되며 대형·중형·디지털 증권사 대부분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두는 모양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2025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평균 40~100% 이상 증가했다. 증시 활황 속 개인·기관·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거래대금이 늘고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 확대된 영향이다. IB(기업금융) 부문도 업황이 회복되며 실적이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913억원, 순이익 283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8%, 84%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위탁매매·IB·운용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고 대형 유상증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포스코퓨처엠), 인수금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이 성과로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영업이익 4089억원, 순이익 3224억원으로 각각 52.6%, 52.3% 증가하며 당초 시장 컨센서스(2769억원)를 15% 상회했다. 부문 별로는 브로커리지 수익은 1852억원(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 IB 수수료는 596억원(18.3%)을 기록하는 등 개인 투자자 거래 급증과 IPO·유상증자 주관이 실적을 견인했다.

KB증권은 부동산 PF 충당금을 선제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그러나 사업 부문별로는 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WM부문은 고객 총자산 200조원을 넘어섰고, IB부문은 LG CNS 등 총 11건의 상장주관과 함께 9건의 유상증자 주관으로 IPO(기업공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채권자본시장(DCM)에서는 업계 최다 주관 실적과 함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9건과 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섹터 중심의 PF 딜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4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5% 성장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26% 증가함과 동시에 자기매매·주식 위탁 수익 증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하나증권은 영업이익 654억원, 순이익 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9%, 24.1% 성장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WM 수수료 증가와 파생결합증권 발행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중소형사들의 실적 성장도 두드러졌다. BNK투자증권은 영업이익 61억원으로 전년 동기 45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운용 및 IB 부문이 개선되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회복됐다.

iM증권은 디지털 플랫폼 효율화와 PF 리스크 축소 효과로 3분기 영업이익 151억원, 순이익 128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수익 470억원, 당기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 75% 감소했지만 올해 3월부터 투자매매업을 본격 개시하며 판매관리비 증가 등에 따른 결과라는 평가다. 내년에는 본격 실적 기여도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투데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 주요 대형사들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4600억원에서 이달 5300억원으로 15% 상향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3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10.0%, 순이익 4.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3.5%, 순이익 5.5% 증가가 전망된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역시 WM(자산관리)·위탁매매 중심으로 분기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최근 코스피 급등에 따른 거래대금 확대가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7~9월) 한국거래소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2332조원으로 2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거래량이 늘며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가 확대되고 신용융자·해외주식 중개·MTS 보수수익 등 리테일 부문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상승으로 보유 자산의 평가이익도 크게 늘었을 전망이다.

주식·채권·ETF 등 운용자산 가치도 상승하면서 운용 부문 수익도 개선되고, 발행어음 운용 수익률이 높아져 이자마진(운용금리–조달금리 차)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4분기에도 증시 랠리세가 이어질 경우 증권사 전반의 실적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잇달아 상승 중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세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등 정책적 성장동력도 이익 확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