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HS효성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바트 삽 유미코아 CEO(왼쪽 세번째)이 벨기에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S효성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다.

HS효성은 최근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을 투자해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를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거래는 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미코아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첨단소재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 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의 음극에 적용되는 소재로 기존의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전기차의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충전효율 개선과 주행거리 향상 및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이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평소 기술과 지적자산 확보를 통해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지향해 왔다. 최근에는 차세대 AI로 불리는 엔터프라이즈 AI, 피지컬 AI 관련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적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해오고 있다.


조 부회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유미코아를 수차례 방문하며 계약에 공을 들여 왔다. 계약기간인 10월말을 맞추기 위해 ABAC 의장을 맡고 있던 APEC 준비기간에도 협상을 위해 여러 차례 양사의 철야 미팅을 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첫 투자처는 60년전 효성그룹의 모태가 된 울산공장이다. 울산공장은 현재 아라미드, 자동차소재 사업외 대부분의 사업을 해외로 이전했는데 국내 리쇼어링을 통해 고부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 투자를 통해 반도체, 조선, 방산 등과 함께 핵심성장 산업에서 대한민국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