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성료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해 "경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단추를 잘 끼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3일 'SK AI 서밋 2025'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최 회장의 모습. /사진=김성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성료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해 "경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단추를 잘 끼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물꼬를 텄고 타협점을 찾았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잘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 다음이 잘 풀리지 않으면 리스크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며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로 기회와 위기는 항상 공존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년 동안 강조하는 '한일 경제 연대' 구상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일 연대는 우리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전략적 옵션"이라며 "이걸 꼭 하자는 게 아니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들어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도 같은 입장이라고 본다"며 "신임 일본 총리와는 총리 취임 전에는 만났지만 취임 후에는 아직 기회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국내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나선 데 대해 최 회장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결코 늦었다고 보지 않는다"며 "GPU를 확보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해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낼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2022년 이후 한국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지만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과 협력해 여러 기업이 약 26만장 규모의 GPU를 확보하게 됐다.


최 회장은 "현재 국내 AI 수요는 약 10~20메가 수준이지만 향후 B2B(기업 간 거래) AI와 에이전틱(Agentic) AI가 본격 확산되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금 확보한 26만장 규모는 향후 수요를 감안하면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단행된 SK그룹 사장단 인사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향이라기보다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며 "새로 임명된 분들이 어떤 계획을 짜고 실행할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