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뉴욕시장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각) 맘다니 후보가 뉴욕시장 당선 후 무대에서 인사한 모습. /사진=로이터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후보가 미국 뉴욕시장으로 당선됐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맘다니 후보는 이날 60% 개표 기준 49.6%를 득표했다. 그는 41.6%를 얻은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를 제치고 차기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최초 무슬림·남아시아계 뉴욕 시장 탄생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는 이민자 출신으로 2010년대 중반부터 미국 정계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각) 맘다니 후보가 미국 뉴욕시 퀸즈 애스토리아 공원에서 시장 투표 후 기자들을 만나 연설한 모습. /사진=로이터
맘다니 후보는 1991년 우간다 캄팔라에서 인도계 미국인 영화감독 미라 나이르와 우간다·아시아계 학자 마흐무드 맘다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 모두 하버드대 출신이다. 맘다니는 남아공에서 자란 뒤 7살 때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는 브롱크스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메인주 보딘 칼리지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했다. 재학 시절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회' 캠퍼스 지부를 공동 설립했다.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가진 직업은 주택 상담사였다. 그의 공식 이력에는 퀸즈 전역 저소득층 유색인종 주택 소유주들이 퇴거 위기에 맞서 싸우도록 돕는 일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2010년대 중반 정치 캠페인에 참여하며 미국 정계 활동을 시작했다. 맘다니 후보는 2020년 퀸즈 자치구 36선거구 뉴욕주 하원의원에 선출된 후 2022년, 2024년 연이어 당선에 성공했다.
임대료 동결·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등 공약 내건 맘다니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는 생활비 부담 완화와 주거 불안정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각) 맘다니 후보가 미국 뉴욕시 퀸즈 애스토리아 공원에서 시장 선거 투표 후 기자들을 만나 연설한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 6월 맘다니 후보는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에서 거물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43%대 36%로 이겼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 거물이었다. 반면 맘다니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맘다니 후보는 이변을 일으켜 화제를 모았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맘다니에게 패한 후 무소속으로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패했다.

맘다니 후보는 유세 기간 유권자들에게 생활비 부담 완화와 주거 불안정 문제 해결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임대료 동결·공공주택 확대, 시 운영 저가 식료품점 설립, 생후 6주~6세 아동 무상 교육, 최저임금 인상 등 공약했다.


맘다니 후보는 재원을 부유층과 기업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 소득 100만달러(약 14억4720만원)를 초과하는 뉴욕시민에게 소득세 2%를 추가 부과하고 법인세를 11.5%로 인상해 약 50억달러(7조2360억원) 세수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맘다니 후보 공약은 미 공화당 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이크 롤러 공화당 하원의원(뉴욕)은 "급진적이며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인물이 90억달러(약 13조266억원) 세금 인상을 추진한다"며 "기업과 주민들 뉴욕 대탈출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맘다니 후보에 대해 "100% 공산주의 광신자"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민주당 내에서도 맘다니 후보에 당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이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이 추구하는 진보적 포퓰리즘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정치적 중도 노선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민주당 내 혼재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