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삼성화재와 코리안리 등 보험 관련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네이버나 판도라티비 등 인터넷주와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통신주도 하락을 면했다. /사진=강지호 기자
역대급 하락장을 보인 증시 속에서 나홀로 상승한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는 보험과 통신, 인터넷주가 상승세를 보였고, 코스닥에서는 중소 제약 및 바이오주가 그 주인공.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급등했던 증시는 11월 들어 4일과 5일 역대급 하락장으로 돌아섰다. 이틀 동안 코스피는 217.45포인트(5.15%) 하락했는데 특히 5일에는 장 초반부터 폭락하며 7개월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7일 코스피는 3%대 하락했다.

이처럼 역대급 하락장 속에서도 주가가 뛴 종목도 있다. 지난 5일 코스피 지수가 2.85% 떨어졌음에도 방어주 종목들은 선방했다. 보험 지수 1.49%, 통신 지수 0.83%, 제약 지수 -0.30%로 상승세를 유지하거나 하락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았다. 대형주 위주인 ▲코스피200 -2.84% ▲기계·장비 지수 -5.56%와 비교된다.


7일 하락장에서도 이들 방어주 종목은 선방하고 있다. 오후 2시14분 기준 코스피 전체 지수가 3.22% 내렸지만 ▲통신 지수 -0.73% ▲제약 지수 -1.01% ▲보험 지수 -2.84%을 기록했다. 반면 기계·장비 지수는 4.02% 내리는 등 낙폭이 컸다.

보험 종목인 삼성화재는 지난 5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만4500원(5.51%) 상승해 46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리안리 역시 2.19% 올랐고 서울보증보험은 1.75%, 현대해상은 1.48%, DB손해보험은 1.10% 상승 마감했다. 7일 장에서는 오후 2시14분 기준 ▲삼성화재 -2.23% ▲코리안리 -0.45% ▲서울보증보험 -0.78% ▲DB손해보험 -1.08% 등으로 코스피 전체 지수 대비 하락률이 적었다.

통신 및 인터넷 관련주에서는 네이버가 전 거래일 대비 4.3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판도라티비도 4.27% 올랐으며 통신주인 LG유플러스는 2.89%, SK텔레콤은 0.57% 상승했다. 7일 장에서도 LG유플러스는 2.21% 상승했고 SK텔레콤은 0.75% 하락에 그쳐 선방하고 있다.
5일 코스닥 바이오주는 대형 종목은 하락 마감했지만 중소 바이오주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사진=강지호 기자
코스닥에서는 중소 제약 및 바이오 관련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락장 가운데 중소 바이오 종목인 유투바이오와 카티스, 에이비프로바이오, 경남제약은 상한가로 마감했다. 코스닥의 시총 상위권 대형 바이오 헬스주인 ▲알테오젠 -3.64% ▲펩트론 -3.50% ▲에이비엘바이오 -6.65% ▲리가켐바이오 -3.43% 등이 일제히 하락 마감한 것과 대조된다.
이날 하락폭이 작았던 종목들은 10월 증시가 불기둥을 세우는 가운데서도 소외됐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코스피가 10월2일부터 31일까지 18.86% 상승하는 동안 보험 지수는 2.29%, 통신 지수는 2.64% 하락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증시의 강한 하락세에 통신이나 보험 등 경기 방어주로 매수세가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통신과 바이오 등은 경기 불황이나 하락장에서 방어주로 통한다"면서 "경기가 좋든 나쁘든 통신 사용량은 똑같고 건강과 관련된 제약 분야는 일정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즉 투자자들은 경기 호황 및 주가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위해 반도체나 중공업 등 대형 종목에 관심을 가지지만 5일과 같은 급락장에서는 손실 최소화를 위해 경기에 덜 민감한 종목과 필수 소비재 산업군이 주목받는다는 설명이다.

5일 코스피 전체 지수가 2.85% 하락한 반면 보험주와 통신, 제약 등 방어주 종목은 선방했다. 그간 증시 상승을 이끈 코스피200이나 기계·장비 등이 크게 내린 것과 비교된다. /사진=강지호 기자
김재승 연구원은 "통신을 비롯해 바이오나 보험 등은 수익이 일정해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산업군"이라면서 "투자를 계속하는 개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들은 하락장 방어를 위해 이들 종목으로 관심을 돌리기 때문에 상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소형주가 주목을 받은 이유도 이와 유사하다. 크고 많이 오르는 대형주는 차익 실현 흐름이 강해지면 하락률도 커지며 손실도 커지지만 중소형주는 규모 자체가 작고 오름폭도 적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는 것. 코스닥 중소형주가 하락장에서 상승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김 연구원은 "그래서 이들 통신이나 인터넷, 바이오 등 필수 소비재 종목과 중소형 종목들은 6일처럼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오히려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하고 대형주 대비 규모도 작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의 급등세에는 대형 종목이 집중받지만 하락 조정이 오게 되면 투자자들의 자금은 코스닥이나 중소형주로 흐른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종목들이 하락장 속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