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글로벌 코인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22% 내린 9만230.06달러에 거래된다. 이날 비트코인은 장 중 최저 8만9426.97달러까지 떨어지며 9만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최근 약세장에 들어선 비트코인은 일주일 동안 13.69% 하락했다. 한 달 동안은 19.19%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연준의 매파 기조 강화 여파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과 더불어 여전히 미국 경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고 있다.
실제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우리는 추가 금리 인하를 진행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연준의 주요 인사들도 매파적인 의견을 드러내자 시장 불안이 확대됐다. 이에 실질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에서 투자 심리가 약화하는 모양새다.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불거지며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투심이 하락하는 것도 비트코인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최근 AI 버블 우려는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주와 더불어 기술주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기술주는 미래 성장 가치에 투자하는 종목으로 위험자산 군으로 묶여 금리와 유동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술주의 조정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심 하락과 유동성 축소를 유발한다. 이에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의 가격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게 된다.
이러한 요인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자금 유출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기준 최근 일주일 동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에서는 약 19억달러의 순 유출이 발생했다.
대형 ETF인 블랙록의 IBIT에서는 약 8억달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FBTC에서는 3억5000만달러가 순유출하는 등 매도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투자자 자금이 빠지면 비트코인을 실제로 매도해야 하는 구조로 대규모 순유출이 가격 하락으로 직결된다. 특히 ETF는 대부분 기관 및 헤지펀드 등의 자금인 만큼 ETF에서 순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기관의 위험 회피 신호로 받아들여져 투자 심리 위축과 2차 매도세를 촉발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마지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 금리 동결 여부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을 결정지을 변수는 금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만약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추가로 위축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흐름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조정 폭이 과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비트코인은 2018년 이후 종가 기준 20%가 넘는 하락이 총 7차례나 발생했을 정도로 변동성이 큰 자산이다. 이러한 변동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하락세는 충격 강도가 비교적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이번 하락세는 과거 대비 양호한 상황"이라며 "과거 블랙스완(예측 불가능한 위험) 이벤트와 달리 시장 신뢰가 훼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심리 회복이 빠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제도권 편입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탈 화폐 테마 대표 종목으로 부상해 과거와 달리 극심한 변동성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크립토 시장은 현물 ETF 순유출과 TVL(탈중앙화금융 및 블록체인에 예치된 자산 총 가치) 감소 등 투자 심리가 지속적으로 위축 되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비트코인 시장 구조상 방향성을 주도하는 만큼 알트코인 및 관련 상장 종목에도 단기 경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제도권 편입 추세 등 우호적 뉴스가 축적되고 장기 투자 수급이 강력한 만큼 조정 충격은 과거에 비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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