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이 공동 팩트시트에 최종 합의한 후에도 반도체업계를 둘러싼 변수는 여전하단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 규모가 큰 국가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약속받았지만, 명확한 관세율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최대 경쟁국인 대만에 적용되는 관세 수준이 결정될 때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힐 거란 분석이다. 대만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이전에 논의됐던 내용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며 "품목별 관세가 발표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반응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현지 투자를 조율해 나가는 게 필요해 보인다"며 "협상 역량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클러스터에도 360조원을 투자해 2031년까지 6개의 팹을 완공할 방침이다. 내년 말까지 1기 팹 건설을 착공해 2030년에 가동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생산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준공된 청주 공장 'M15X' 조기 가동을 결정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이곳에선 HBM과 D램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내년 초부터 HBM4 양산 라인이 가동된다.
2027년에는 용인 반도체 일반산업단지 클러스터에 구축 중인 팹 4기 중 1호기 가동이 이뤄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용인 팹만으로 600조원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주목받았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2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상향 조정받아 팹 내 클린룸 개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준공) 시기가 얼마나 빨리 당겨질 수 있느냐는 수요와 관련된 부분이고 투자할 수 있는 범위는 상당히 크다"고 했다.
우리 업계에도 가시적인 호재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 중인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반도체 공급망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은 UAE가 필요로 하는 고도화된 AI 메모리 반도체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UAE가 AI·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거시 경제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견해도 청신호로 여겨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AI 레이스의 승자가 누가 되든 AI 붐은 이어지고 첨단 반도체뿐 아니라 레거시 반도체(범용)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은 (AI 버블 우려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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