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나노실리칸첨단소재의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연구개발 인력은 기타(1명)를 포함해 총 1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0명에서 1년 사이 6명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는 지난 5월 이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핵심기술 특허 2종을 획득하며 2차전지 사업을 본격화했고, 7월에는 파일럿 라인 구축을 위한 핵심 장비 셋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연구인력은 월평균 1명도 채 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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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00톤 생산 설비 주장했지만 설비투자는 24억원 불과━
더 큰 문제는 설비투자 규모다. 유형자산 변동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나노실리칸첨단소재의 기계장치 취득액은 24억원에 불과했다. 회사는 "현재 약 600톤/년 규모의 공정 설비 구축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지만 실제 투자 금액은 이 주장과 크게 동떨어진다.업계에서는 음극재 생산설비 구축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24억원이라는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은 인조흑연 음극재 연산 1만6000톤 생산 공장에 2307억원을 투자했고, 한솔케미칼은 실리콘 음극재 750~1500톤 규모 생산을 위해 8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나노실리칸첨단소재가 주장하는 600톤 규모라면 최소 수백억원 이상의 설비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기계장치 취득액은 24억원에 그쳤다.
연구개발비 지출 역시 회사의 발표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올해 3분기(9월 말 기준) 나노실리칸첨단소재의 연구개발비는 7억106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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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부진 만회용 테마주 아니냐" 지적━
업계에서는 나노실리칸첨단소재가 본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2차전지라는 테마만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실제로 회사의 기존 사업인 보안라벨 생산 공장 가동률은 올해 9월말 기준 42%로 2023년(74%) 대비 32%p 감소했으며, 바이오소재 생산 가동률은 4%에 불과했다. 영업손실은 2021년부터 5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본지 질의에 대해 나노실리칸첨단소재 측은 "현재 구축된 장비와 보유 인력만으로도 초기 파일럿 양산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양산 단계에서도 당사 고탄소 실리콘 음극재 공정의 특성상 대규모 인력 확충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약 600톤/년 규모의 공정 설비 구축을 완료한 상태"이며 "향후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대는 증자 등 재무적 요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 측 해명만으로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려워 보인다. 600톤 규모 설비를 구축했다면서도 기계장치 취득이 24억원에 불과했고, 감가상각비도 늘지 않았다는 점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재무적 요건이 충족되면 투자하겠다"는 답변은 결국 현재로선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차전지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회사가 1년 동안 연구인력을 6명만 늘리고 R&D 투자는 오히려 줄었으며, 설비투자는 24억원에 그쳤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다른 음극재 업체들의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600톤 생산능력을 갖췄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나노실리칸첨단소재는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25일까지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상장폐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현재 회사는 누적벌점 12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15점 이상 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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