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목간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목간 중 가장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한국 고대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일 양주시와 재단법인 기호문화유산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진행된 제15차 양주 대모산성 발굴 조사에서 목간 3점이 성안 집수 시설에서 출토되었다. 주변 지층에서는 백제 한성 유적에서 흔히 확인되는 토기 조각 등이 함께 나와 대부분 5세기 제작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목간은 '기묘년'(己卯年) 표기가 남아 있는 유물이다. 한국목간학회 전문가 판독 결과 기묘년은 60갑자 중 16번째 해에 해당한다. 함께 출토된 토기 연대와 백제의 475년 웅진(지금의 충남 공주) 천도 등을 고려하면 439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서울 몽촌토성에서 발견된 목간보다 약 100년 앞서는 시기로, 연대가 특정된 국내 최고(最古) 목간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재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는 439년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에서 연도를 특정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목간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목간 2점도 연구 가치가 크다. 앞·뒷면을 합쳐 20자 이상이 남아 있는 목간에서는 '시'(尸) 아래 여러 글자가 확인됐고 '천'(天), '금'(金) 등의 글자도 판독됐다. 목간이 발견된 주변에서는 주술 행위에 사용된 복골(卜骨)이 함께 확인됐다. 양주시 관계자는 "주술 성격의 목간과 복골이 함께 나온 사례는 드문 편으로 산성 안에서 제의적 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양주 대모산성은 최근 조사에서 목간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대모산 정상부에 조성된 산성은 내부 면적이 5만8000㎡ 규모로, 임진강과 한강 유역을 잇는 관문 역할을 했던 군사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3년에는 궁예가 세운 나라 '태봉'(泰封)과 관련 목간이 처음 확인됐고, 지난해에는 '금와인', '토와인' 등이 적힌 목간과 숫자 표기 목간이 발견됐다. 올해는 기존 조사 구역과 떨어진 성 내부 하단부를 집중 조사했으며, 내년에도 발굴을 이어갈 예정이다.
양주시와 연구원은 오는 28일 오후 발굴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어 조사 성과와 출토 목간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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