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 천안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오히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온라인 오픈런'을 유발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낳았다. 재고 소실로 인한 '품절 우려'가 고객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면서다. 대형 악재가 역설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증명하고 이랜드는 폭주하는 수요를 단 하루 만에 감당해내며 위기대응 SCM(공급망 관리)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랜드월드는 천안 물류센터 화재 이후에도 전국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가을겨울(F/W) 시즌 핵심 물량인 아우터, 니트, 키즈 등 주력 상품들이 화재 발생 전 전국 매장으로 대부분 출고가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온라인이었다. 사고 직후 온라인 출고는 일시적인 지연이 발생하며 고객들의 우려를 낳았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에는 최근 "화재 때문에 원하는 상품을 못 살 것 같은데 재고가 있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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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빛난 '거미줄 물류망·쾌속 생산'━
우선 ▲항만 물량을 긴급 투입하고 ▲브랜드별 온라인 출고 센터를 추가로 확보했다. 동시에 ▲이랜드리테일 물류센터, 부평·오산 그룹 물류센터 등 가용한 모든 계열사 물류센터를 전면 가동하고 ▲브랜드별 옴니(매장 기반) 출고를 대규모로 확장하며 공급망을 재편했다. 그 결과 대표 브랜드 스파오의 '아우터 페스타'는 차질 없이 진행됐고 폴더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역시 정상적으로 완료됐다.
빠른 정상화 과정에서 고객들의 '품절 우려'는 구매경쟁으로 이어졌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온라인몰에는 접속자가 몰리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 한 고객은 스파오 키즈 상품 리뷰에서 "물류창고 화재로 더 못 사는 줄 알고 2벌을 더 구매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이 외에도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리다 품절될까 봐 재입고를 기다려 주문했다", "안타까운 사고에도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해줘서 고맙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초기 우려가 안심과 재구매로 빠르게 전환된 것이다.
공급 공백을 막은 또 다른 축은 '2일5일 생산 체계'였다. 이랜드는 국내외 생산기지를 즉시 가동해 겨울 상품을 긴급 증속 생산하며 '품절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소중한 재고를 잃는 큰 피해였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흔들림 없었고 온라인은 하루 만에 정상화했다"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회사가 가진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위기 속에서 오히려 고객의 로열티와 기업의 숨은 저력이 동시에 드러난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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