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3370만명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미국 뉴욕증시(NYSE)에 상장된 쿠팡의 주가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즐비한 미국 증시 특성상 보안 역량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잣대로 꼽힌다.
월가에서는 상장사가 보안 관리 부실로 기업 가치를 훼손할 경우 주주 집단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쿠팡이 이번 유출 사실을 인지하기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됐다는 점이 리스크로 지목된다. 업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 중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 등급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미국 상장사들이 데이터 유출 사고로 제재와 소송을 겪으며 기업가치가 하락한 바 있다. 미국 신용정보업체 에퀴팩스(Equifax)는 2017년 대규모 유출 사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3% 넘게 하락했다. 이후 미 정부 제재로 업계 최대 규모인 7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8120억원)의 벌금을 물었고 주주 소송 합의금으로 별도 1억4900만달러(약 1728억원)를 지급해야 했다.
글로벌 IT 기업 야후(Yahoo)는 늑장 대응 탓에 2018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3500만달러(약 37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매각 과정에서는 기업 가치가 당초 평가액보다 3억5000만달러(약 3780억원) 깎였다.
불똥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대만 시장으로도 튀고 있다. 대만 현지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쿠팡의 대만 사업 핵심인 '로켓직구'가 한국 물류센터 및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만 유력 IT 매체 디지타임즈(DIGITIMES)는 이날 오전 '쿠팡 3370만건 개인정보 유출 발표, 대만은 영향 없어'(酷澎爆3,370萬筆個資外洩 官方稱台灣不受影響)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매체는 한국 내 대규모 유출 사실을 상세히 전하며 "대만 사용자는 영향받지 않았다"는 쿠팡 측 공식 입장을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쿠팡의 유일한 글로벌 성공 모델이자 핵심 투자처"라며 "한국 본사의 신뢰도 추락이 현지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회원 이탈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성장 전략 전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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