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된 긴급 현안 질의를 개최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박대준 쿠팡 대표에게 김 의장의 거처를 물었으나 박 대표가 명확히 답하지 못하자 "사태가 이만큼 심각한데도 실질 소유주인 김 의장의 거처를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3370만명, 국민 4명 중 3명의 정보가 다 털린 상황에서 김 의장은 사과 한마디 없이 박 대표를 내보내 총알받이와 샌드백을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이 그렇게 우습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박 대표가 이사회 보고 내용을 묻는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자 "국민 정보가 다 털렸는데 이사회 결정 사항을 이야기 못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한국이 쿠팡 놀이터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매출은 40조원으로 롯데, 이마트, 신세계 매출을 합친 37조원보다 많다"며 "대한민국에서 돈을 벌어가면서 김 의장은 뒤에 숨어 있고 박 대표가 나와서 이 자리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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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과방위원장 "청문회 하면 김범석 의장도 부를 것"━
쿠팡이 한국 매출 비중 등 구체적인 수치 공개를 거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미국 공시 규정을 핑계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면서 윤리적, 도덕적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이 의원은 "김 의장은 1년 전 5000억원가량을 손에 쥐면서 자선기금 대부분을 미국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며 "돈은 한국에서 벌고 이익은 미국으로 가져가는 기형적 지배구조 속에서 경영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배달의민족은 게르만 민족이 된 지 오래고 쿠팡은 괴도 루팡이 된 지 오래"라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하고 손실 여부를 따지지 말고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고로 외연만 확장한 쿠팡이 보안에 얼마나 소홀하고 무책임했는지 느꼈을 것"이라며 "김범석 쿠팡 의장이 직접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질의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김범석 의장은 지금 어디 있냐"고 물었다.
박 대표는 사고에 대해 연신 사과하면서도 김 의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 비즈니스와 한국 법인의 일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현안 질의에서는 쿠팡의 자료 제출 행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쿠팡이 '영업 비밀'을 명분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지적하면서 자료 발송을 독촉했다. 최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여야 합의로 청문회 일정을 정하겠다"며 "그때에는 김범석 의장도 출석하라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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