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3일 FA 최형우와 2년 최대 2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2016시즌 마친 후 KIA타이거즈로 이적한 지 9년 만이다.
구단은 "최형우의 가세로 구자욱, 르윈 디아즈 김영웅 등 장타력을 갖춘 기존 좌타라인에 파괴력이 더해질 전망"이라며 "42세까지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최형우의 노하우를 팀 내 젊은 선수들이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최형우는 2002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전체 48순위) 지명을 받고 삼성에 입단했다. 원래 포수였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한 차례 방출과 재입단이란 아픔을 겪었다. 이후 외야수로 전향했고 2007년 경찰청 야구단 시절 퓨처스리그를 폭격하며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2008시즌부터 1군 선수가 된 최형우는 삼성 왕조를 이끈 핵심 타자로 성장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5시즌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원정도박 파문이 일며 핵심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삼성 왕조의 황금기는 막을 내렸다.
팀과 달리 최형우는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2016시즌 정규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 9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115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을 마친 후 첫 FA 자격을 얻었고 KIA와 4년 100억원에 계약에 성공했다.
사상 첫 FA 100억 시대를 연 최형우는 이적 후에도 맹활약했다. 첫 시즌엔 142경기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98득점 OPS 1.026으로 KIA의 11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계약기간 4년 동안 매년 3할 타율을 기록하며 99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형우는 2020년 두 번째 FA를 선언했고 3년 47억원에 재계약했다. 계약 첫해까지 맹활약한 최형우는 2021~2022시즌 예년만 못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KIA는 2년 최대 2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했다.
최형우는 삼성으로 돌아온 소감으로 "설레고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다. 싱숭생숭했는데 오늘부터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기분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구단이) 베테랑으로서 중간에서 잡아주고 플레이로 제 몫을 해주면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부분을 생각하실 것 같다. 거기에 맞춰 준비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새 시즌 목표를 묻자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진 않는다. 제가 합류함으로써 삼성이 우승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구자욱, 디아즈, 김영웅과의 시너지에 관해 묻자 "타격은 올해보다 당연히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뭘 한다기 보다는 잘 맞춰서 내 장점을 살려서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삼성 팬들에 대해선 "너무 오랜만에 왔는데 떨린다"라며 "감정이 오묘한데 대구에 가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고 팬 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실 것 같다. 정말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고 답했다.
끝으로 KIA 팬들에게 "오랜 시간 함께 했는데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드린다"라며 "광주에서 9년 동안 저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항상 팬분들이 챙겨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그 마음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가족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 추억을 항상 간직하면서 살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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