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이 3일 오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2026년 국비예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광주시
광주광역시가 내년도 정부 예산에서 역대 최대인 3조9497억원의 국비를 확보하며 도시 미래전략 추진에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다.
광주시는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이 같은 규모의 지역 예산이 반영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16.6%(5639억원) 증가한 수치로 전국 정부예산 증가율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성과다.


이번 국비 확보의 가장 큰 특징은 '빛의 혁명'과 '부강한 광주'라는 시정 기조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 예산이 대거 반영됐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사업이 주목된다. 5·18 정신이 서린 구묘역을 국민적 추모 공간이자 K민주주의 교육장으로 조성하기 위한 '5·18 구묘역 민주공원 조성'에 7억1000만원이 반영됐다. 5·18 부상자 치료의 현장이었던 옛 광주적십자병원을 보존하고 미래세대관을 설치하는 사업에도 4억4000만원이 책정됐다. 이는 광주가 민주·인권 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부강한 광주' 도약을 위한 미래산업 예산도 두드러진다. 특히 광주시가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온 인공지능(AI) 분야 지원이 대폭 확대됐다. 국산 AI반도체 성능검증·상용화를 위한 국가 NPU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 용역비 6억원, 규제 특례 기반의 AI 실증도시 추진 용역비 5억원이 반영됐다.


AX 실증밸리 조성 사업은 정부안 240억원에 국회 증액 56억원이 더해져 추진 동력이 한층 강화됐다. 이와 함께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192억원), GIST 부설 AI 영재학교 설립 관련 예산 31억4000만원도 포함되며 광주가 AI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미래차 산업도 대폭 지원된다. 617억원 규모의 AI모빌리티 시범도시 조성 사업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 순환경제 인프라 구축(2억원), 미래모빌리티 인지부품 기능안전 시험 기반 구축(24억원) 등이 반영돼 광주가 글로벌 미래차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문화도시 도약을 위한 국립현대미술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국회도서관 분관 등 3대 국가문화시설 유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비 16억5000만원이 전액 반영된 점도 의미 있는 성과다. 더불어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 예산 20억원이 포함돼 광주에서 시작된 돌봄 모델이 전국적 확산 기반을 마련했다.

SOC 분야에서는 호남고속도로 확장(238억원), 경전선 전철화(1672억원), 광주~강진 고속도로 건설(668억원) 등이 반영됐으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도시철도 2호선 추가 예산 100억원, 마륵동 탄약고 이전 35억원, 광주운전면허시험장 건립 64억4000만원 등이 추가 편성됐다.

광주시는 연초부터 정부 부처와 국회를 지속 방문하며 사업 타당성을 강조해 왔으며 이러한 전략적 대응이 이번 성과의 배경이라는 평가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 국비를 확보해 AI, 모빌리티, 문화, 민주 인권, SOC 등 주요 사업이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며 "예산 확보에 힘쓴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