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몸살 앓는 게임 광고, 자율 규제 해법 될까

게임물관리위원회가 12일 게임이용자 소통토론회를 열고 게임 광고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사진은 최승우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왼쪽부터),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회장, 이종임 문화연대 박사, 엄주희 건국대 교수, 황성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의장, 권혁우 게임물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윤태진 연세대 교수, 신원수 한국온라인광고협회 부회장,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김미현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서 게임 광고 분야에서도 '딥페이크'와 '과장 연출'이 새로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산업 성장 속도에 걸맞은 자율 규제 체계 확립과 법제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12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컨퍼런스홀에서 게임이용자 소통토론회를 열고 '게임 광고, 어디까지 괜찮을까? – 규제와 자율 사이의 균형 찾기'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첫 발제에 나선 엄주희 건국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공법학 교수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허위 광고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신경과 의사가 특정 게임이 불면증이나 수면장애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한 영상이 있었지만 실존하지 않는 인물을 딥페이크로 합성한 사례였다"며 "감정과 억양까지 복제 가능한 기술 덕분에 진위 판별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생성형 AI로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하면 게임 캐릭터와 배경, 스토리를 자동으로 조합해 수천 개의 광고를 단시간에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3D 얼굴 모델링과 텍스처 매핑 기술이 등장하면서 단 한 장의 사진과 음성 샘플만으로도 실재 인물 수준의 영상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워졌고 광고의 진위 판단이 전문가에게도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진 점도 문제로 짚었다.

엄 교수는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하면 스토리 라인이나 영상이 정교해지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자극적인 과장 광고가 단시간에 다수 플랫폼으로 유통된다"며 "누구나 무료 앱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전문가조차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짚었다.

또한 유럽연합(EU)에서 딥페이크의 요소를 ▲AI 딥러닝 ▲유해성 ▲허위 사실 오인 ▲오디오·비디오 콘텐츠 등으로 규정한다며 국내에서도 딥페이크와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와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등 법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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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지는 게임 광고 선정성… "사회적 영향력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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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게임 광고, 어디까지 괜찮을까? – 규제와 자율 사이의 균형 찾기'를 주제로 진행된 소통 토론회에서 이종임 문화연대 박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미현 기자

이종임 문화연대 박사는 게임 광고가 이용자의 설치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선정성, 폭력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짧은 영상 중심의 숏폼 콘텐츠 확산으로 자극적인 연출이 광고 전략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플랫폼과 소셜미디어의 확장으로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흐려지며 허위 광고 유통이 급속도로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게임은 플레이해야 수익 구조가 완성되는 특성상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는 공격적 광고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속도가 정책 대응보다 훨씬 빠르다"며 정부 주도의 일방적 규제 대신 이용자·플랫폼·업계가 함께 규범을 설계하는 합의형 자율 규제 체계를 제시했다. 아울러 "디지털 시민성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이용자와 기관, 업계가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하며 플랫폼 규제와 책임론도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산업계도 게임 광고의 사회적 영향력에 공감했다. 황성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의장은 "게임광고는 단순한 상업적 메시지를 넘어 사회 전반의 인식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됐다"며 "앞으로도 게임 산업 내부의 자율 규제가 실효성 있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우 게임물관리위원회 사무국장도 "게임위는 이용자 보호를 중심에 둔 공정한 게임 생태계를 지향한다"며 "허위·과장 광고가 이용자에게 미치는 피해가 큰 만큼 앞으로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개선 방향을 모색하겠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문제 지점을 함께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