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 최종 후보 3인인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왼쪽부터),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사진=뉴시스
국내 통신사 'KT'를 이끌 최종 후보 1인이 16일 결정된다. 최근 최대 문제로 부상한 해킹 사태 수습은 물론 통신과 인공지능(AI)까지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만큼 숏리스트 3인 중 어떤 후보가 선택될지 관심이 쏠린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는 16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 3인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한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후보군은 KT 출신 2인과 외부 인사로 나뉜다. 정통 KT맨인 박 전 사장은 1992년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한국통신)에 합류했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거쳤다. 2020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을 통합한 기업부문장을 맡았고 KT CEO 공개모집에 지원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KT 조직문화를 가장 장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그동안 기업간 거래(B2B) 사업 경험이 풍부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일반 소비자 대상 사업(B2C) 경험이 부족한 것은 약점이다. 향후 AI를 토대로 대고객 서비스를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내부 평가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벨 통신연구소 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홍 전 대표는 KT 전신인 KTF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KTF에서 기술기획총괄팀장, 신사업총괄담당 등을 맡았고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SDS, SK쉴더스 대표 등을 거쳤다.

광주고를 졸업한 홍 전 대표는 호남 인맥을 기반으로 민주당 동교동계 정치인들이 그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T를 떠난 지 20년이 넘어 통신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 4월말 SK쉴더스 대표직을 돌연 사임한 일 역시 악재라는 평가다. 홍 전 대표는 SK텔레콤 사태와 무관한 일신상의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 출신 주 전 대표는 유일한 외부 인사다. 그는 1989년 SK그룹 공채로 발을 들인 뒤 그룹 경영기획실과 구조조정본부, SK텔레콤 U-비즈 추진본부장, SK C&C 기획본부장, SK홀딩스 정보통신담당 등을 역임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던 네이트·싸이월드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기도 해 보안 문제로 위기에 처한 KT 수장으로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그는 당시 '고객정보보호 스페셜태스크포스장'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도 부담이다.

주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했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K먹사니즘본부장을 지내며 이 대통령의 '먹사니즘' 정책을 세웠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한 데다 김동연 경기지사 체제에서 경기연구원장을 지낸 바 있다.

SK텔레콤에 몸담은 그는 나름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여권 친화적인 정치 행보는 낙하산 인사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