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10세 때의 기억이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며 가정사를 털어놨다.
A씨가 10세였을 무렵, 아빠는 사촌 여동생이라는 사람을 집에 데리고 왔다. 당시 A씨 아빠는 "미용학원에 다닐 건데 자격증 딸 때까지만 우리 집에서 같이 살자"고 통보했다.
외동딸이었던 A씨는 언니가 생겼다는 생각에 그녀를 잘 따랐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난 어느 날, A씨는 집에 들어갔다가 거실에서 펑펑 우는 엄마와 집안 물건을 던지며 화를 내는 아빠를 목격했다. 그날 이후 사촌 여동생이라는 여성은 집에서 보이지 않았다.
대신 집안은 매일 전쟁터가 됐다. 엄마는 "아직도 그 여자 만나냐"면서 소리 질렀고, 아빠는 그때마다 욕설과 함께 물건을 집어 던졌다. 알고 보니 21세였던 여성은 아빠의 사촌 여동생이 아닌 '상간녀'였다. 상간녀를 집에 데려와 한집살이했던 것이었다.
결국 부모님은 이혼했고, A씨는 엄마와 단둘이 살게 됐다. 엄마는 재봉사, 파출부, 식당 주방 등 온갖 일을 전전하면서 홀로 A씨를 키웠다. 그런데도 A씨 아빠는 도무지 정신을 못 차렸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여러 여성과 동거 생활을 이어갔다. 심지어 A씨와 길에서 마주친 적도 있었다. 크게 상처받은 A씨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우울증을 겪었다. 정신과 의사에게 입원을 권유받을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앞둔 A씨. 그런데 이 상황에서 또 문제가 터졌다. A씨는 "혼주석에 그 시기에 (만나던) 여자랑 앉겠다고 하더라. 어이가 없어서 '결혼식 하지 말자. 차라리 결혼식 엎어라. 안 한다'라고 했다"면서 "'아빠도 참석하지 말라. 엄마만 앉히겠다'고 하자 한발 물러서서 엄마랑 자기가 앉겠다더라"라고 토로했다. 심지어 아빠는 "셋이 앉자"는 얼토당토않은 말까지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A씨 아빠는 이혼한 지 30년 만에 엄마와 재결합을 요구했다. 엄마는 처음엔 반대하다가 아빠가 끈질기게 따라다니자 마음이 약해져 결국 재결합을 받아들였다. A씨는 이런 결정이 실망스러워 엄마와도 1년간 연락을 끊었다.
그로부터 1년 후 A씨는 180㎝ 정도에 몸도 좋았던 아빠가 휠체어에 탄 채 엄마와 산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알고 보니 아빠는 재결합 3개월 만에 암이 발견됐고, 엄마는 3년간 병간호에 매달렸다. A씨 또한 종종 병시중을 도왔다.
암 수술 후 한동안 다리가 불편했던 A씨 아빠는 혼자 보행이 가능할 만큼 호전됐다. 그러자 3개월 전부터 소일거리를 다니거나 친구들과 여행도 하러 갔다. 그러던 어느 날 A씨 엄마는 빨래하던 중 주머니에서 남성 정력제와 울릉도 관광지 2인 이용권 등을 발견했다. 70대인 아빠는 '바람을 피우고 있냐'는 추궁에 처음엔 부인하더니 결국 외도를 인정했다.
A씨 엄마는 "당장 짐 싸서 나가라"며 이혼을 요구했다. 얼마 후 아빠는 엄마가 어렵게 벌어 집에 보관해 놓은 1억원이 넘는 돈을 훔쳐 도망갔다. 집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난장판이 됐다. A씨 엄마는 "내가 미련했다. 미안하다"면서 오히려 A씨에게 사과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부부간의 절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재 A씨 엄마는 이혼을 간절히 바라지만, 아빠가 휴대전화를 해지한 후 행방불명됐다. A씨는 "행방불명된 아빠와 이혼할 수 있냐"라고 물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분이 이 정도면 본인의 쾌락이나 충동에 대한 중독 또는 이성 관계 중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안타깝게도 엄마의 고통을 다 책임지고 엄마의 인생을 보호하려고 하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과도한 책임감 등 때문에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며 "엄마의 이혼이나 삶은 결국엔 엄마가 결정해야 한다. 옆에서 경계선을 두고 엄마의 인생을 돕는 정도의 선에서 본인의 인생을 집중해서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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