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8년 동안 추진한 전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했다. 다음 사업으로 전 역사에서 10분 내 환승을 추진한다. 사진은 29일 기념식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과 서울시 홍보대사 유튜버 박위·배우 송지은 부부. /사진=최성원 기자
서울시가 18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하철 전 역사에 지상 입구부터 지하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했다. 17개 역사는 설계 단계부터 시공까지 여러 부침을 겪었지만 신기술 도입과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마지막 역인 까치산역까지 설치에 성공했다. 시는 후속 프로젝트로 전 역사 10분 내 환승을 추진한다.
시는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에서 '전 역사 1역사 1동선 확보' 기념식을 개최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약 1751억원을 투입해 지하철 2·5호선 까치산역을 마지막으로 338개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념식에서 "이동은 선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할 권리"라며 "시민 목소리와 요구에 정책으로 답하고 약자와의 동행에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까치산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60대 주민 A씨는 "그동안 장애인과 노약자분들도 지하 대합실부터 지상까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야 해 불편함을 겪었다"고 말했다. 80대 화곡동 주민 B씨도 "거동이 불편해 무거운 짐이 있을 때마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게 힘들었다"며 "엘리베이터 설치로 지하철 이용이 편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까치산역은 사유지 저촉과 지상부 공간 협소 등으로 338개 역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완료됐다. 사진은 까치산역에 새롭게 마련된 지상 엘리베이터 모습. /사진=최성원 기자
시는 2006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개정해 다음 해 관련 계획을 수립, 이번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8년부터 공사에 돌입했지만 다른 수도권 지하철 연계와 일부 건물의 민원 발생, 사유지 저촉, 지장물 처리, 지반 시공 문제 등으로 17개 역사는 설계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시와 서울교통공사는 특수공법 등 신기술을 도입하고 주야간 작업, 공정 효율화, 건물주 등 사업자 협의를 추진해 2023년 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부터 엘리베이터를 순차로 설치했다.

특히 까치산역은 사유지 저촉과 지상부 공간 협소, 극경암(암질이 밀착된 단단한 암석) 발견 등 시공 단계까지 진통을 겪었다. 시는 양측 외벽을 디귿(ㄷ)자로 굴착해 연결하는 특수공법을 도입했다. 인접 엘리베이터를 토사·극경암의 반출구로 활용해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까치산역은 지상부 공간이 협소하고 공사 중 극경암이 발견되며 서울 내 지하철역사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완료됐다. 사진은 새로 설치된 지상 1층~지하 1층 엘리베이터(왼쪽)와 지하 1층~지하 5층 엘리베이터 모습. /사진=최성원 기자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지하 1층 대합실부터 지하 5층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 연결에 성공했다. 다만 까치산역은 지상 1층부터 곧바로 지하 5층까지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지상 1층부터 지하 1층까지 1개의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한 뒤, 지하 1층 승강장까지 향하는 엘리베이터 3대 중 하나로 갈아타야 한다.
앞으로 시는 '전 역사 10분 내 환승' 목표로 지하철 혁신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환승을 위해 지상 이동이 불가피한 역사 3곳에 내부 환승 통로를, 환승 동선이 긴 역사 10곳에 내부 엘리베이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해당 사업이 완료될 시 교통약자 57.9%와 비교통약자 44.9% 등 이용자의 환승시간은 46.6%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