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수소를 생산하는 덕양에너젠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사진은 덕양에너젠의 수소 공장. /사진제공=덕양에너젠
석유를 기반으로 산업용 정제 수소를 생산 및 공급하는 덕양에너젠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수소 정제 산업에 필요한 인프라와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지만 석유화학 업계 불황에 따른 대규모 프로젝트의 향방이 변수로 꼽힌다.
7일 덕양에너젠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공모 희망가액으로 8500원~1만원을 제시했다. 공모 예정 금액은 637억5000만원에서 750억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수요 예측일은 12일부터 16일까지이며 20~21일에 걸쳐 청약한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최대 주주는 김기철 대표이사로 제출 시점 지분율은 33.35%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하면 94.51%에 달한다. 공모 후 김기철 대표의 지분은 22.95%로 줄어들고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산 비율은 63.59%가 된다.
강점(Strength)
덕양에너젠은 산업용 수소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24시간 내내 석유화학 및 정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정제해 고순도 산업용 수소를 만들기에 지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산업용 수소 생산 시장은 정제를 위해 플랜트와 파이프라인 등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한 만큼 자연스럽게 산업단지별로 제한 경쟁 시장이 형성됐다. 이 중 덕양에너젠은 여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연결 기준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47억198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2억2520만원이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10.62%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이에 더해 천연가스의 SMR(수증기 메탄 개질·Steam Methane Reforming) 방식 기반 수소 생산 플랜트의 전반적인 설계·시공 능력도 갖췄다. 수소 생산을 위한 SMR 플랜트의 직접 설계 및 시공, 운영 능력 전반을 보유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천연가스 개질 방식은 운영 경험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며 "현재 이 방식을 실제 상업화하여 공급하는 기업은 회사와 회사로부터 분할된 어프로티움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약점(Weakness)
탄소 중립 이슈가 부각되며 수소가 주목받는 점은 기회다. 사진은 2025년 9월1일 덕양에너젠과 울산시가 체결한 수소출하센터 신설 MOU 체결식. /사진=뉴시스
덕양에너젠은 2023년 극동유화와 손잡고 케이엔디에너젠을 설립하며 499억원의 출자 의무를 부담했다. 2025년 3분기까지 부담한 금액은 430억원이다. 남은 출자액은 70억원 정도로 회사는 2026년 중 추가로 30억원가량의 출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번 상장을 통한 공모자금도 투입된다. 회사는 643억3851만원 규모의 차입금 연대보증도 제공한다.
케이앤디에너젠은 S-OIL의 울산 샤힌 프로젝트에 수소 납품 수주에 성공했다. 문제는 석유화학 산업이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는 것. 만일 샤힌 프로젝트가 축소 및 재편에 가세하면 덕양에너젠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2025년 8월 정부와 석화 업계는 나프타분해공장(NCC)의 25% 감산을 합의했다. S-OIL의 샤힌 프로젝트도 이에 동참해 양산 물량을 축소한다면 차입금 연대보증을 선 덕양에너젠도 현금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는 우량한 대기업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2024년에는 85억원 2025년에는 3분기 기준 95억원 등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달성할 것"이라며 "연대 보증은 케이앤디에너젠의 공장 건설을 위한 차입금에 대한 것이므로 케이앤디에너젠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면 회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회(Opportunity)
탄소 중립 이슈가 부각되며 수소가 주목받는 점은 기회다. 생산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진 천연가스 개질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24년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수소 동향 분석에 따르면 아직 수소 생산량의 95%는 석유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며 이 중 60% 이상이 SMR 방식으로 생산된다.

정부가 국내 수소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점도 호재다. 정부는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 및 수소경제 전담법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390만 톤 규모의 수소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청정 수소를 추진하지만 아직 기술 성숙도가 완전하지 않아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와 SMR 방식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회사의 사업 모델과 부합하는 방향이며 덕양에너젠은 청정 수소 시장도 준비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청정 수소 수요는 총 수소 생산량의 약 0.1% 수준이지만 회사도 미래 청정 발전 시장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 회사가 강점을 가진 SMR과 유사한 암모니아 크래킹 방식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 설명했다.

회사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산업용 수소 공급 외에도 수소충전소와 산업단지에 활용할 튜브 트레일러 매출 확장 계획도 가지고 있다. 덕양에너젠은 2025년 9월 울산시와 MOU를 체결했으며 수소 모빌리티 수요를 위한 울산시 황성동에 신규 출하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위협(Threat)
석유화학 산업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은 덕양에너젠에 잠재적 위협이다. 사진은 2025년 12월22일 열린 석유화학업계 사업 재편 CEO 간담회. /사진=뉴시스
석유화학 산업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은 잠재적 위협으로 지목된다. 덕양에너젠은 청정수소보다 석유화학의 부생수소에 의지하고 있어 석화 사업 부진과 구조조정이 지속될 경우 회사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덕양에너젠 관계자는 "최근 석유화학 산업 불황과 구조조정은 NCC 공정을 기반으로 하지만 회사의 원재료는 클로르-알칼리(CA)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가 92%에 달하므로 큰 영향이 없다"며 "오히려 회사는 NCC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경쟁사가 감산에 들어갈 경우 이를 신규 매출처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주요 고객사는 스페셜티 제품을 구매하는 다운스트림 회사이고, 에틸렌 등 범용 제품을 판매해 중국산과 가격 경쟁에 그대로 노출되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석화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산업계도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어 구조조정을 겪더라도 커다란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