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가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반정부 시위 지원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현지시각) SNS를 통해 공개된 이란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진행된 모습. /사진=로이터
이란 당국이 경제난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자 약 2000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인권 단체 IHR은 이날 2주 전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소 시위자 192명이 살해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일부 소식통은 시위자 최소 수백명에서 2000명 넘게 사망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사망자는 이란 전역에서 인터넷이 차단된 8일 이후 급증했으며 9~10일 가장 많이 보고됐다. 이란 테헤란 한 영안실엔 시신 수백명이 목격됐다고 전해졌다.

IHR은 테헤란 샤리아티대 섬유·패션 디자인학과 학생 루비나 아미니안(23)이 지난 8일 시위에 참여한 후 살해됐으며 근거리에서 총격받아 머리에 총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가 60시간 넘게 이란 전역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정보 접근을 제약하면서 독립적으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에선 리알화 폭락을 계기로 장기간 이어진 경제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모든 시위대를 '모하레브'(신의 적)으로 규정했다. 이란 법에 따라 사형에 처할 수 있는 혐의다.
이란 시위대 지원 나선 미국·이스라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반정부 시위 지원 의사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한 모습. /사진=로이터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3일 이란 시위에 대응할 구체적 방안들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미 합참의장 등 고위 관료들이 참석할 방침이다.
이번 회의에선 온라인 반정부 세력 지원 강화, 이란 군사·민간 시설을 겨냥한 비밀 사이버 무기 투입, 이란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 부과, 군사 공격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논의는 현재 초기 단계며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정권이 붕괴하면 이란과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간 내각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영웅적이고 용감한 이란 국민에게 힘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정권이 무너지면 양국 국민 모두를 위해 함께 좋은 일을 할 것"이라며 "우린 페르시아 민족이 곧 폭정의 멍에에서 해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1일 이란 시위 관련 고위 보좌관, 각료들이 참석하는 안보 회의를 소집했다. 아울러 13일 전체 안보 내각 회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스라엘군도 준비 태세를 유지하며 대응 준비에 나섰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은 이란 내 시위 사태를 고려해 주말 새 상황 평가를 진행했다.
이란, 미국·이스라엘 지원 소식에 경고 보내
이란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반정부 시위 지원을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연설한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의 이란 반정부 시위 지원 검토 소식에 이란 측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미국은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분명히 밝히건대 이란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 점령지(이스라엘)와 모든 미군 기지, 함선은 우리의 정당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날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며 "국민 우려를 해결하는 건 우리 책임이지만 폭도 집단이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걸 허용하지 않는 건 (정부의) 더 큰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위를 부추겼다며 "폭도 집단은 인간이 아니다"라며 "이 나라 출신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