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무쿤단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생산실장, 고팔라 크리쉬난 현대차 인도권역 CMO, 정의선 회장, 타룬 갈그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6년 새해부터 중국·미국·인도 3개국을 연달아 방문하며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직접 챙기고 있다. 기존 모빌리티 중심의 사업 경쟁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수소·배터리·AI·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 발굴, 공급망 점검, 시장 전략 보완에 나선 일정으로 분석된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4~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대통령 국빈 방중 경제 일정에 동행해 중국 산업계와의 협력 가능성을 살폈다. CATL 쩡위친 회장, 시노펙 허우치쥔 회장, 위에다그룹 장나이원 회장 등 중국 기업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하며 수소·배터리·제조 분야 협업 모델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 광저우에 수소연료전지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지난해 첫 전용 모델 '일렉시오'를 출시하며 판매 회복 전략을 가동했다. 기아 역시 EV6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연 1종 이상의 전기차 신차 투입 계획을 갖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이번 일정은 중국 시장 경쟁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기술 기반 협력 축을 넓히려는 행보로 비춰진다.


중국 일정을 마친 정 회장은 곧바로 지난 6~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해 CES 2026을 참관했다. CES 현장에서 AI·로보틱스·반도체 등 미래 기술 트렌드 변화를 확인했으며 엔비디아 젠슨 황 CEO, 퀄컴 아카시 팔키왈라 COO 등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논의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블랙웰 GPU 공급 계약과 국내 AI 기술센터 설립 협력 등을 진행 중이다. 차량 내 AI·자율주행·로보틱스·생산효율 등 피지컬 AI 적용 영역 확장을 구체화하고 있다. CES 기간 그룹 내 글로벌 경영진 회의체 '글로벌 리더스 포럼'(GLF)도 개최돼 중장기 사업 방향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1일부터는 세계 최대 14억 인구 시장인 인도로 이동해 12~13일 현대차 첸나이공장, 기아 아난타푸르공장, 현대차 푸네공장을 차례로 점검했다. 인도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를 바탕으로 제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최우선 성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30년간 생산·판매·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며 인도 내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GM 푸네공장을 인수해 소형 SUV '베뉴'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생산능력을 연 25만대까지 끌어올려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을 연 150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인도를 단순한 소비시장으로 보기보다 제조·수출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품질·서비스·조직문화·고객 대응 전략 등 '현지화된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도 특화 전략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체질 개선과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통한 새로운 산업 기준 선도를 강조한 바 있다. 이번 글로벌 현장 일정은 해당 기조의 연장선으로, 현대차그룹이 수소·배터리·AI·로보틱스·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의 축을 다져 향후 시장 전환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