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만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심장내과 과장이 심장혈관질환 시술을 하고 있다./사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의사가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진료는 의사 혼자만의 몫이 아니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진단과 치료의 질은 크게 달라진다.
김성만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심장내과 과장이 환자들을 위해 조금만 신경 쓰면 훨씬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했다.

첫째 진단명을 알자. 실제로 여러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왔는데도 병명을 물으면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병명과 진단명을 아는 것은 정확한 진료의 출발점이다. 병원을 오래 다녔는데도 진단명을 모른다면 반드시 한 번쯤은 물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약을 보여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처방전을 갖고 내원하는 것이다. 약은 종류가 수천 가지여서 약만으로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다. 반면 처방전에는 진단명, 복용 횟수, 복용 시간, 이전 병원에서 진료한 의사의 치료 의도가 모두 담겨 있다. 같은 약이라도 아침에 처방됐는지, 저녁에 처방됐는지에 따라 의미는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처방전은 버리지 말고 챙겨두고 새 처방전뿐만 아니라 예전 처방전도 함께 가져오면 좋다. 약국용 외에 개인 보관용 처방전을 추가로 요청하면 언제든지 준다. 여러 병원의 처방전을 모두 가져오는 환자는 의사 입장에서도 "자기 몸에 관심이 많은 환자"로 인식돼 진료에 더 집중하게 된다.

셋째 "어디가 아프다"보다는 부위를 정확히 짚으며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의사가 생각하는 신체 부위와 환자가 말하는 부위가 다른 부위일 경우도 흔하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겨드랑이 아래나 유방인 경우도 있고 '배가 아프다'고 했지만 의학적으로는 전혀 다른 부위일 수 있다. 진료 예약을 하거나 진료를 받을 때 아픈 부위를 말하기보다 구체적으로 위치를 묘사하거나 손으로 정확히 짚어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넷째 급성인지 만성인지, 언제부터 아팠는지, 어떤 경우에 아픈지 알려줘야 한다. 증상이 생긴 시점은 진단에 큰 차이를 만든다. 하루 전부터 생긴 증상과 1년 이상 지속된 증상은 의학적으로 전혀 다르다. 언제부터 아팠는지, 매일 아픈지, 일주일에 한 번인지, 가만히 있어도 아픈지, 움직일 때만 아픈지, 어떻게 움직이면 아픈지,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이런 정보는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한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마지막으로 "고혈압·당뇨 없어요"라고 단정하지 말고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말해야 한다. 과잉 검사를 걱정하거나 검사한 적이 없어서 다른 병은 없다고 말하는 환자가 있다. 이럴 경우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김성만 과장은 "진료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보를 잘 준비한 사람이 더 잘 받는다"며 "조금만 신경 써도 진료의 정확도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