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위약금 면제 정책 기간 동안 31만명 넘는 가입자가 이탈했다. LG유플러스는 관망세를 유지했으나 반사이익을 얻으며 5만명 이상 순증했다. /사진=뉴시스
KT가 해킹 사태 이후 실시한 위약금 면제 정책 기간 31만명 넘는 가입자가 이탈하며 KT와 SK텔레콤이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경쟁 구도에서 물러난 채 가입자 순증으로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KT의 위약금 면제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2주 동안 진행됐다. 이 기간 KT를 떠난 가입자는 총 31만2902명으로 마지막 이틀 동안 10만명가량 해지하는 '탈출 러시'도 벌어졌다.

알뜰폰을 포함한 KT의 순감 규모는 23만8062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은 16만5370명, LG유플러스는 5만5317명 순증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 해킹 사태 후 위약금 면제를 시행할 당시에도 LG유플러스는 3만6418명 순증하며 수혜를 입은 바 있다. 결과적으로 KT와 SK텔레콤의 연이은 위약금 면제를 통해 LG유플러스도 혜택을 입었다.


지난해 SK텔레콤에서는 고객 2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약 80만명이 이탈했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1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KT 역시 대규모 보안 사고를 겪었다. 민관합동조사단에 따르면 KT 서버 3만3000대 중 94대에서 디도스 공격형 코드 등 103종의 악성코드가 발견됐다. 감염 규모는 지난해 SK텔레콤(33종·88대 감염)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KT와 SK텔레콤의 가입자 유치 경쟁 속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KT는 45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마련했으며 SK텔레콤은 해지 후 재가입 고객에게 기존 가입 연수와 T멤버십 등급을 복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보조금을 공격적으로 인상하며 '출혈 경쟁'까지 빚었으나 LG유플러스는 별도의 프로모션이나 이탈자 전용 특화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LG유플러스가 관망세를 유지한 이유는 해킹 사태 조사 결과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7월 LG유플러스의 APPM 서버 해킹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관련 내용을 LG유플러스에 전달했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내부 서버에서 임직원 성명·계정정보·서버 목록 등 일부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후 LG유플러스가 해킹 정황이 있는 서버를 폐기한 사실마저 드러나 정부는 해당 행위를 공무집행 방해로 간주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업계는 LG유플러스의 해킹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KT·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가입자 보상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LG유플러스 또한 위약금 면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내부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