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1일 발간한 '수출기업의 2026년 경영환경 전망'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수출기업의 38.6%는 올해 경영환경이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응답했다. 31.1%는 개선될 것으로, 30.3%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년도 조사(14.2%)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수출기업들의 경영환경 인식이 상대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양상이다.
품목별로는 ▲생활용품(개선 응답 48.2%) ▲의료·정밀·광학기기(42.2%) ▲반도체(38.2%) 등에서 경영환경 개선 기대감이 높았던 반면 ▲석유제품(악화 응답 45.5%)과 ▲섬유·의복(43.1%) 등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다만 올해 매출 목표에 있어서는 수출기업의 47.1%가 전년 대비 목표를 높게 설정하며 도전적인 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투자 계획 역시 국내·해외투자 모두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80%를 웃돌아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업들이 꼽은 올해 가장 큰 대외 리스크는 '환율 변동성 확대(1위)'와 '미국 관세 인상(2위)'으로 조사됐다. 특히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바이어로부터의 단가 인하 압박 ▲국내 물가의 전반적인 상승 등이 부담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해 해외 바이어로부터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았거나(40.5%), 향후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37.6%)고 응답한 비중은 78.1%에 달했다. 수입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등으로 수출 단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기업도 72.5%에 이르러 수출 채산성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의 추격도 거셌다. 우리 수출기업이 평가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3년 전 조사(95.8~97.0점) 대비 크게 상승한 99.1~99.3점(자사=100점 기준)을 기록해, 기술 및 품질 격차가 사실상 거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에 기반한 저가 물량 공세(84.9%)'와 '빠르게 향상된 기술 및 품질 경쟁력(48.6%)'을 최대 위협 요소로 지목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102.7점) ▲가전(102.2점) ▲철강·비철금속(102.0점) 등에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반면, ▲반도체(94.6점)와 ▲의료·정밀·광학기기(96.2점)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최우선 정부 정책으로는 '환율 안정(47.7%)'이 압도적인 1순위를 차지했으며 '주요국과의 협상을 통한 통상 리스크 최소화(27.8%)'가 뒤를 이었다. 특히 조사 대상 15개 전 품목군에서 1순위 정책으로 '환율 안정'을 꼽아, 업종을 불문하고 환율 변동성 대응을 위한 정책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들은 올 한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뼈를 깎는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의 '마부작침(磨斧作針, 2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본격적인 도약을 다짐하는 '도약지세(跳躍之勢, 16.6%)'와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화위복(轉禍為福, 16.3%)'이 그 뒤를 이으며 위기 극복과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환율 변동성과 미국 보편관세 우려 등 대외 파고가 높지만, 우리 기업들은 매출 목표를 상향하고 투자를 유지하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국가 간 통상 협상력을 발휘해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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