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당정이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스피 5000 돌파 청와대 초청 오찬을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당정이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혁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키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3차 상법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상속세 절감을 목적으로 기업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관행을 막기 위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검토에도 당정이 공감대를 이뤘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장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 관련 백브리핑을 열고 "이 목표(코스피 5000 달성)는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그 공약을 달성해 의미가 크다"며 "일관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의 결과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위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말 0.9 수준이었던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1.58에서 1.6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으나 신흥국 평균(약 2.2)이나 선진국 평균(약 4.0)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위원장은 "PBR 지표만 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은 맞지만 신흥국 평균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며 "코리아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당정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3차 상법개정안 최대한 빨리에 공감"
이날 오찬의 의제 중 하나는 국회에 계류 중인 3차 상법개정안이었다. 사진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스피 5000 돌파 청와대 초청 오찬을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이날 오찬의 의제 중 하나는 국회에 계류 중인 3차 상법개정안이었다. 오 위원장은 "국회 내부 사정으로 미뤄지고 있으나, 더 이상 지연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법사위에서 검찰청법이나 특검법 등 여야 쟁점 사안들로 인해 우선순위가 밀린 측면이 있다"면서도 "당 원내 지도부와 법사위원들을 최대한 설득해 조속히 처리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목표 시점에 대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는 28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위가 날짜를 특정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찬에서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오 위원장은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위가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어져 왔다"며 "이소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의왕시과천시)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형성됐고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법안은 상장주식의 평가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PBR 0.8) 미만인 경우 비상장주식처럼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해 평가가액을 산정하고, 하한선을 순자산가치의 80%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현행 상속세가 상장사의 경우 시가 기준으로 부과되다 보니 대주주들이 세금 절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오 위원장은 "비상장회사는 순자산가치의 80% 등을 반영해 과세하는 반면 상장사는 PBR 0.2~0.3 수준으로 시가를 누른 데에 과세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중복 상장'(쪼개기 상장) 문제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갔다고 했다. 오 위원은 "LG화학 물적분할 케이스처럼 '송아지를 낳았는데 내 송아지가 아닌' 문제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며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정무위에 막혀 있지만, 중복 상장 이슈는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 보완할 '연성 규범' 온다… '스튜어드십 코드'도 손질
특위는 또 '연성 규범' 보완을 통한 자본시장 개혁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법무부는 이르면 1~2월 중 이사의 충실의무를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법개정 시행을 앞두고 합병·분할 등 주주 보호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이사의 행동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다.

연성 규범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사회 판단 기준으로 작동해 사후 분쟁이나 소송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위원장은 "법무부가 지난해 겨울부터 준비해 온 자료가 있고 1월이 어렵다면 2월 중에는 발표할 계획"이라며 "(코스피 5000 특위도) 함께 점검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약 10페이지 분량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도 올여름 발표를 목표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업 의사결정에 관여하도록 하는 준칙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자산운용사가 기업 경영을 점검하도록 유도해 주주 간 이해상충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당 강령 등에 적시된 내용인 만큼 향후 당정 논의를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오 위원장은 "이미 마련돼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금융위원회가 개정 검토 중이며 올여름쯤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를 실제로 점검하고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 중심의 범정부 태스크포스가 이미 가동 중"이라며 "단기간에 결론이 나는 사안은 아닌 만큼 반년에서 1년 정도를 두고 제도 점검과 외부 설득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국혁신당을 향한 합당 제안이나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 5000 특위 명칭 변경 여부는 추후 숙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