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로 여권 뿐 아니라 야권도 작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보수 진영에서 5번 공천 받아 3번 당선된 국회의원 출신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익표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이혜훈 후보자는 보수정당에서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지명 철회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28일 지명된 이 후보자는 서울 원펜타스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과 장남의 연세대 특혜 입학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인사청문회도 자료 제출 미흡을 둘러싼 공방으로 미뤄지다 지난 23일에야 열렸다.
청문회에서 이혜훈 후보자는 장남 입학과 관련해 기존의 '다자녀 전형' 해명을 번복했고 '국위선양자 전형'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른바 '할아버지 찬스' 논란이 확산됐다. 아파트 청약 과정 역시 불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야권은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문제 삼았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은 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직후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그간 제기된 여러 의혹의 심각성과 국회 청문회에서의 소명 과정, 그리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전달된 우려, 무엇보다 엄정한 국민 눈높이와 정서적 수용성을 고려한 고심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모든 기준은 국민이 될 것이다.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 또한 한 치의 소홀함이나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명부터 철회까지 28일간 여야 공방이 이어졌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3일 전국 18세 이상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은 53.1%로 유지됐고, 부정 평가는 0.1%포인트 하락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보수 진영에서 다섯 차례 공천을 받아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 이런 상황에 놓이면서 정치적 책임을 여야가 공유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이 후보자는 나경원 의원·조윤선 전 의원과 함께 젊은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받았으며 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며 "보수 진영 출신 인사가 이재명 정부에 참여하려면 정치적 각오가 필요하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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