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전 한국 정부 핵추진잠수함사업단장)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로 주최한 '국회 무궁화포럼'을 통해 "핵추진잠수함 특별법은 핵연료 사용의 투명성·정당성 확보를 위한 법적 장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교수는 "특별법 제정 없이는 핵잠수함 사업의 조정·통제가 불가능하다"며 "특별법을 제정하면 예산과 일정의 일관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장기적 산업 기반 확대, 정치 변수에 무관한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대통령 직속 '핵추진잠수함사업단'이 필요하다"며 "국방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핵잠수함은 추진력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정우성 잠수함연맹 이사(예비역 해군 준장)는 이날 패널 토론을 통해 핵잠수함이 지니는 산업·안보적 가치를 강조했다. 장 이사는 "핵잠수함은 에너지 주권의 핵심인 SMR(소형모듈원자로)과 해양주권의 기반인 조선산업이 만나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대한민국은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해상으로 이뤄지며 에너지 수입은 100% 해상에 의존하고 있다"며 "현재의 조선업은 단순히 배를 만드는 산업이 아니라 해상 물류 시스템을 유지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이사는 "조선업은 과거처럼 단순하게 철판을 붙이는 산업이 아니다"면서 "각종 스텔스 기능, 저소음 기술, AI(인공지능)를 탑재한 자동화 설비 등을 가지고 원격체계로 운항하는 '떠다니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잠수함 관련 특별법은 전쟁을 준비하는 법이 아니라 법 없이 추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면서 "선택이 아닌 전제조건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정 부소장은 "미국과의 협력 실현을 위해선 별도의 '한미 해군핵추진협정' 체결과 미 의회 특별법 제정이라는 복잡한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며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평화적 이용'에 관한 것으로 군사용 핵잠수함 건조를 정당화할 수는 없는 만큼 미국이 호주와 별도로 '해군핵추진협정'(ANNPA)을 체결한 것처럼 한국도 동일한 모델이 적용될 전망"이라고 했다.
정 부소장은 프랑스가 20% 미만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는 핵잠수함 기술을 보유했다며 협력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LEU는 핵무기 전용이 불가능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상에서 유리한 만큼 신속한 핵잠수함 도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규제를 회피할 수 있고, 미국 의회의 절차 지연 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핵잠수함 사업은 건국 이래 국가안보의 구조적 전환을 수반하는 최대 전략사업"이라며 "단순 무기획득사업이 아닌 국가안보와 원자력 안전, 국제 비확산, 동맹 협력, 방산·조선산업 생태계 강화 등을 아우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노벽 전 한미원자력협정 개정협상 정부 대표는 과거 하이먼 리코버 미국 해군 제독이 핵잠수함 도입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리코버 제독은 1949년부터 1982년까지 32년간 핵잠수함 도입 전 과정을 총괄했다.
리코버 제독은 미 해군의 핵잠수함 책임자인 동시에 원자력위원회(AEC)의 해군 원자로 책임자라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해군이 예산 문제로 반대하면 AEC의 결정사항이라며 압박했고, AEC가 기술적 난이도로 주저하면 해군의 군사적 긴급 소요라며 밀어붙였다. 이 독특한 지위를 이용해 그는 관료주의적 장벽을 무력화하고 프로젝트를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
유용원 의원은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은 단기간 성과를 내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 전략과 투자가 축적돼야 완주할 수 있는 장거리 마라톤"이라며 "한미 간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회가 선제적으로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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