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증선위에서 관련 안건이 논의 된 적 없고 결정된 사안도 없다고 했지만 이후 예비인가 사업자를 두곳이 아닌 세곳으로 선정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금융위는 또다시 부인했지만 이억원 금융위원장 조차도 자세한 언급을 회피하며 예비인가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정례회의에서 STO(토큰증권유통) 시장 선점을 위한 조각투자 전용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예비인가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장외거래소 사업 인가를 신청한 ▲한국거래소-코스콤(KDX) 컨소시엄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가운데 최대 2곳을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세웠고 올 초 예비인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지연되고 있다.
결과 발표 지연은 이달 초 긴급 기자회견을 연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의 목소리가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허 대표는 루센트블록 컨소시엄의 탈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금융당국을 직접 겨냥해 공정한 심사를 촉구했다.
허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제도권인 두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 부당함과 기밀정보 탈취 등 각종 의혹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금융위 정례회의에선 증선위 심의 결과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드물어 탈락이 유력하다는 판단에 무리수를 뒀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금융위가 이날까지 포함한 두 번의 정례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으며 고심이 깊어진 형국이다.
업계에선 이번 예비인가가 조각투자 유통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첫 단계이자 2030년 37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STO 시장 안착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심사 결과 지연에 허탈한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의 공로와 금융투자업 인가 기준은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는 실험 기회를 제공하는 장치일 뿐 영구적인 시장 지분을 보장하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루센트블록의 긴급 기자회견 등이 당국의 결정 지연에 영향을 끼쳤는지 여부는 추측에 불과하고 정확한 결정 시점 등도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결과가 늦게 나오면서 오히려 공정성 논란에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 위원장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각투자 건은 금융위의 인가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과정이 굉장히 공정하고 투명해야 된다"며 "결과 자체에 대해서도 투명하고 상세하게 해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별도로 만들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이날도 관련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으로 추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 컨소시엄이 모두 허용된다면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좋게 볼 수 있지만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을 겨냥하면 다 받아준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신뢰도와 심사 공정성의 문제이자 루센트블록 스스로도 깐깐한 잣대를 짊어진 채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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