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함유량 초과·유통기간 미표기…'병 키우는' 비양심 제약사들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작용이 일어날 정도로 성분 함유량이 초과된 제품이라더군요. 당장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진 않았지만 무섭네요." (이모씨·주부)

"포 단위로 약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유통기간이 표시돼 있지 않아 고객 불평이 끊이질 않아요. 일일이 제품박스를 보여주는 것도 번거롭고요." (박모씨·약사)


일부 제약사들과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1~2개월 사이 적정함유량 초과, 유통기간 미표기, 소비자 불만처리 미흡 등 일부 제약사들의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더구나 이들 제약사는 잘못된 문제의 원인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늑장 대응한 것으로 알려져 질타를 받고 있다. 불량 의약품과 함께 양심까지 팔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제약업계 문제


최근 불량 의약품이 버젓이 판매되거나 소비자 불만에 대한 제약사들의 허술한 대응 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제약업계에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의약품 품질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한국얀센의 해열제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의 경우 대규모 회수와 반품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얀센은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을 비롯한 또 다른 4개의 자사 제품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제조금지 명령을 받아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 고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열을 내리는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어선 제품을 판매하면서 벌어진 결과다.

한중제약의 일부 과립제도 유통기한 표기가 안돼 있어 처벌이 내려질 전망이다. 천담환, 용담환 등의 제품박스에는 유통기한이 기재돼 있지만 포 단위로 약국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를 확인할 수 없어 항의가 지속돼 왔다.

현재 해당 의약품에 대해서는 식약처의 조사가 마무리돼 회사 측은 이에 대한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6월 말까지 전부 회수해야 한다.

의약품에 대한 제약사들의 허술한 품질관리 실태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한 처리에 있어서도 제약업계의 신뢰는 실추되고 있다. 동국제약은 소비자 불만에 대한 행정처리 미흡으로 경고 처분을 받았다.

한 소비자는 약국에서 동국제약 탈모치료제 판시딜캡슐을 구입한 후 포장을 뜯어보니 타사 비타민제가 들어 있어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소비자 불만 내용을 품질경영부에 통보하고 처리 보고에 대한 규정을 준수해야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식약처가 조치를 내렸다.

이처럼 불량 의약품 공급과 소비자 불만에 대한 미흡한 대응이 잇달아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제약업계에 대한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다. 게다가 보건당국의 조사결과 해당 제약사들은 문제의 원인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제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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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