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만약 당신이 들고 있는 체크카드가 정작 중요한 순간에 결제가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예컨대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군인이 자대로 복귀하는 시점에 기차표를 끊기 위해 체크카드를 내밀었다고 치자. 당시 이 군인이 소지하고 있던 결제수단은 체크카드 하나뿐. 하지만 때마침 발생한 전산장애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당 군인은 정해진 시간에 복귀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끔찍한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난 6월30일 신한카드는 통신장비 장애로 오후 12시2분부터 12시30분까지 일부 제휴은행 체크카드 승인이 28분간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장애가 발생한 시간이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에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의 상당수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로 인해 신한카드 고객 게시판에는 피해사례와 불만의 글이 쇄도했다.
신한카드의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신한카드에서 발생한 전산장애 횟수는 무려 4차례나 된다. 지난해 1월12일에는 오후 12시49분께 전산정비작업 중 문제가 발생해 오후 1시19분까지 약 30분간 결제시스템이 마비됐으며 지난해 3월20일에는 해킹에 따른 전산장애로 업무가 마비된 적이 있다. 이 당시 전산망 마비로 결제승인이 취소된 신한체크카드의 금액은 무려 4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5월28일에는 오후 2시30분부터 3시10분까지 약 40분간 신한은행 계좌의 일부 체크카드 사용이 불가능했다. 더욱이 신한카드는 일부 체크카드의 사용이 안되는 데도 이 같은 상황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아 고객의 불편이 가중됐다.
신한카드는 회원 수가 2200만명에 달하는 카드업계 부동의 1위다. 따라서 신한카드의 잦은 전산장애는 더욱 불편하게 다가온다. 불과 1년 반 사이에 4차례나 발생한 전산관련 사고를 "기계고장은 불가항력적인 사고"라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어물쩍 넘어가도 되는 걸까. 금융사고에 대처하는 신한카드의 미흡한 모습은 전혀 업계 1위답지 않다.
신규고객을 모집하기 위한 상품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 역시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한두번은 참아 넘기던 고객들도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면 더 이상 봐주지 않을 것이다. 한번 떠나간 고객은 쉽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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