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진사에서 중식 후 가진 자전거대행진 단체 기념촬영/사진=박정웅 기자
머리가 셋 달린 용신(龍神)을 모신 '가야진사(伽倻津祠, 경남민속자료 제7호)'.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낙동강의 순조로운 수운(水運)과 범람을 막기 위해 제사를 지냈던 가야진사가 31일 빗속 낙동강을 달려온 자전거인 102명을 품었다.



대구(엑스코)에서 이곳까지 자전거대행진 3일차를 맞은 17개 시도 주민과 공무원들은 예정에 없던 가야진사 용신제교육회관에서 비와 추위를 피해 따뜻한 중식 시간을 가졌다.



당초 가야진사 부근의 너른 잔디밭에서 야외 중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양산시의 빠른 협조가 아니었다면 종일 내린 가을비에 허기는커녕 추위까지 속수무책이었을 판이었다.



한 참가자는 "비와 구름을 관장하는 용신의 온정에 비와 추위를 피한 것 같다. 양산시에 감사하다. 지자체가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의미 아니겠냐"면서 "따뜻하게 데워진 온돌식 바닥에서 몸을 녹이며 먹은 점심은 꿀맛"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낙동강종주를 숱하게 해봤지만 오늘에서야 가야진사의 본모습을 배운 것 같다. 앞으로 이곳의 유래나 용신제 등을 주변 자전거인들에게 알리겠다"고도 했다.



중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가야진사의 너른 부대시설에서 낙동강을 배경으로 시도별과 전체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지난 사흘 동안 130여 명 이상의 단체사진을 담을 수 있었던 곳이 이튿날 도동서원(달성군) 외에는 썩 마땅한 곳이 없던 참이었다.



가야진사의 온정에 힘입은 탓인지 참가자들은 이날 부곡온천(창녕군)에서 삼락체육공원까지 빗속 88km 라이딩을 무사히 마쳤다.



조병옥(태안군청)씨는 "태안에는 강이 없다. 오는 내내 넉넉한 낙동강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특히 가을 억새와 갈대가 인상적"이라면서 "잘 정비된 자전거길과 휴게시설, 모든 것들이 부럽다"고 했다.



한편 이번 자전거대행진은 '제2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자전거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안전행정부가 주최하고 대구광역시가 주관하고 있다. 다음날 1일, 구덕운동장서 열리는 시도친선체육대회 폐막식 참석을 끝으로 3박4일 간의 대구-부산 258km 여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