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장기간 몸살을 앓던 부동산시장의 맥박이 잇따른 정부정책에 힘입어 살아난 한해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동산경매시장의 호황이 자리했다. 너도나도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린 덕분에 응찰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낙찰가율은 70.1%를 기록, 지난 2008년 71.8% 이후 6년 만에 70%를 돌파했다.

을미(乙未)년 새해가 밝았다. 부동산투자자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쏠리는 곳은 역시 경매시장이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매 기상도 '맑음'… '가격조사' 필수

후끈 달아오른 부동산경매시장의 열기는 가히 ‘광풍’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경매시장의 규모 자체가 전체 매매시장의 7~8%에 불과하다 보니 정책발표 등에 쉽게 달아오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태인이 조사한 ‘수도권 소재 아파트 낙찰가율’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86%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등을 골자로 한 9·1부동산대책 이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80년대 준공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2014년 초만 해도 80% 초·중반에 머물던 80년대 준공 아파트 경매물건의 낙찰가율은 올 하반기 들어 90% 중·후반대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경매전문가들은 “올해 경매시장의 키워드는 재료”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서 재료는 ‘정부 정책’을 말한다. 가격상승에 대한 희망과 가격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 정책과 같은 일종의 수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부동산 3법’이라는 첫번째 재료가 경매시장에 던져졌다. 부동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경매시장은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이르면 1월 말부터 자금이 몰리는 등 시장의 반응이 나타날 전망이다. 가장 먼저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아파트’다. 권리분석과 입찰 난이도, 부동산 소비수요 등을 고려할 때 주거용 부동산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세대나 단독주택보다 확실한 수익을 겨냥한 아파트의 투자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올해 경매시장에서는 이 같은 ‘재료’를 누가 먼저 감지하고 투자하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남들보다 발 빠르게 움직여서 호재성 물건을 선점하고 재매각하는 식이다.

재료가 투자 트렌드로 자리 잡게 돼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면 철저한 ‘가격조사’가 필수다. 적정한 가격을 알아야 비로소 투자금액과 수익률 산출이 가능해서다.

이와 관련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이 과정에서 흔히 말하는 ‘맹목적인 가격조사’는 지양해야 한다”며 “실제 매매사례 정보(실거래가 정보)에 기반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가격조사가 이뤄져야만 ‘재료’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관심 끄는 경매상품 '3선'

부동산경매시장에는 다양한 경매상품이 존재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도 필수다. 그렇다면 올해 수익을 기대해 볼만한 경매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주목할 만한 경매상품 1순위는 ‘토지’다. 토지는 그 자체만으로 적정가치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지만 개발계획과 정책이슈 등을 잘 살펴보면 보석을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토지를 잘 볼 줄 모르는 투자자라면 오히려 매매보다 경매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경매에 나오는 토지는 기본적으로 물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감정평가회사의 감정평가 의견이 기술돼 있어 본인 스스로 판단하기가 용이하기 때문. 또한 매각기일까지 남은 시간 동안 충분한 조사와 수익률 산출, 대출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활성화된 주거지역 내 ‘다세대 또는 다가구’ 물건도 추천할 만한 경매상품이다. 최근 다세대 및 다가구 물건을 사들여 임대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원하는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 대부분 임차인 수급 문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다세대 또는 다가구 경매물건을 고를 때는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 ▲집 주변의 풍부한 근린생활시설 ▲건물 자체의 내구성 및 안전도 등을 미리 따져보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경매상품은 ‘사무실’이다. 여기서 사무실 물건은 일반적인 오피스텔과는 다른 개념으로, 330㎡ 안팎의 바닥면적을 가진 업무전용 부동산을 말한다. 서울 주요 도심지 및 역세권(도보 5분 이내)에 소재한 사무실은 공실 걱정 없이 안정적인 임대사업이 가능하다. 주 임차수요가 기업인 만큼 임대료 지급이 확실하고 한번 입주하면 장기임대가 이뤄지기 때문에 임차인 수급 문제로 속 썩을 일도 드물다. 여기에 아직까지 사무실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아 경쟁이 높지 않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 팀장은 “부동산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시장의 큰 흐름을 짚어내야만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신중하게 투자한다면 누구나 ‘대박’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