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본점.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우리은행 보유 지분을 과점주주에게 나눠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정부가 4차례나 민영화에 실패한 우리은행의 통매각 방식을 버리고 분할매각으로 방향을 바꾸자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보유 지분을 과점주주들에게 분할매각키로 하고 투자자 조사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과점주주에게 분할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 금융당국은 시장 수요조사를 통해 기관투자자등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은 48.06%다. 정부는 이 지분을 5~10곳의 과점주주들에게 나눠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4차례 통매각을 진행했다 모두 실패했다.

정부가 통매각 방식을 버리자 매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관투자자와 사모펀드(PEF) 등 4~5곳의 투자자들이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로서는 우리은행에 민영화에 성공하면 주가 상승이 확실 시 되기 때문이다. 분할매각은 투자들이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고 앞으로 주가 차액을 통한 이익도 거둘 수 있다.

우리은행 주식은 시장에서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4차례에 걸친 민영화 실패로 주가가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 4차 민영화 실패 때도 주가는 재상장 전 주가(1만1900원) 대비 21.1%나 빠졌다. 정부가 지난 2007년 6월 우리은행(당시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5%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했을 때 주가는 2만2750원이었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1만700원(지난 8일 기준)으로 지난 2007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우리은행의 통매각 방식을 버리고 분할매각을 선택하면서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2908억원이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전분기 163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5%(68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부실채권 정리도 눈에 띈다.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94%로 지난해 말(2.10%) 대비 0.16% 줄었다. 신한(0.98%), 하나(1.18%), 국민(1.26%)은행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8개 분기 동안 2%대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대손충당금도 2990억원으로 전기 대비 35%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103.6%로 전분기보다 6.4%포인트 개선됐다. 총자산은 279조4000억원으로 1분기에만 9조8000억원(3.4%)이나 증가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 실적이 안정되는 중이고 추가 민영화 의지도 있어 2분기에 안정된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PBR도 실적 회복 및 배당 매력을 감안하면 싼 수준이라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