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에 살고 있는 주부 A씨(47)는 지난 5월 말부터 양 볼이 붉게 달아오르며 열감이 느껴졌다. 최근 갑자기 기온이 30℃에 이르는 더운 날씨가 며칠 간 계속됨에 따라 피부도 일시적으로 더위를 타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굴의 붉은 기운과 화끈거림은 날이 갈수록 더해갔다. 혹시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어 병원을 찾은 A씨는 검사 결과 안면홍조증 진단을 받았다.

안면홍조증이란 얼굴의 모세혈관들이 확장됐다가 수축되지 않으면서 화끈거리고 붉게 달아오르는 증상을 말한다. 오랫동안 여드름이나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을 반복적으로 앓고 있는 경우,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된 경우, 당뇨병․비만세포증․가르시노이드증후군․폐경기증후군 등의 질환, 유전 혹은 체질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면홍조증 환자는 빨갛게 변한 볼 때문에 자신감이 결여되거나 화 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단순히 얼굴이 빨개지는 증상에 그치지 않고 혈액 순환 및 피부 신진대사가 저하되면서 피부가 푸석푸석해질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대인기피증까지 겪을 수도 있다.
이에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부산예미안의원 박권식 대표원장은 “H씨처럼 40~50대 여성들 사이에서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린다면 폐경기를 즈음해 달라지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해 유발된 안면홍조증인 경우가 많다”며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할 때 피부가 날씨에 적응하느라 예민해지면서 안면홍조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면홍조증 환자는 신경계를 자극하는 치즈․초콜릿, 맵거나 신 음식, 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한증막과 같은 뜨거운 열기나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 자외선 등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얼굴을 자주 만지지 말아야 한다.

안면홍조증이 생기면 가급적 조속히 전문 치료를 받아야만 증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안면홍조증 치료에는 레이저 시술이 효과적이다. 혈관은 일단 수축 기능을 잃게 되면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이때 혈관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를 사용하면 기능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안면홍조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레이저 장비로는 색소 다이 레이저와 옐로우 레이저, IPL 레이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색소 다이 레이저는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박 원장의 설명.


안면홍조증, 여드름홍반, 실핏줄 등 혈관병변의 치료 시 가장 중요한 점은 흉터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혈관병변을 선택광선열융해의 개념에 입각해 표적이 되는 혈관만 열 손상을 입혀 치료해야 한다.

일명 펄스색소레이저(pulsed dye laser, PDL)로 불리는 FPDL(flashlamp-pumped pulsed dye laser)은 심하지 않은 색소병변, 혈관변병, 혈관성․색소성 광회춘 증상에 적용되어 우수한 치료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해당 환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심하지 않은 색소병변의 경우 병변이 함유하고 있는 멜라닌에 열감을 주어 피부의 순환 혹은 식세포 활동을 통한 파괴와 배출을 촉진시키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치료 시 통증이 거의 없으며 시술 직후에는 열감 때문에 일시적으로 오히려 병변들은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만 2주 정도 지나면 깨끗이 사라진다.

혈관병변의 경우에는 헤모글로빈 처치가 치료의 포인트다. 헤모글로빈에 의해 흡수된 빛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열로 변하며 혈관을 수축시키고 더 나아가 혈관을 막게 된다. 시술 후에는 응고된 혈액과 빈 혈관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박권식 대표원장은 “다이레이저는 파장이 길기 때문에 진피층 더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으며 높은 에너지 밀도, 펄스 간격의 조절이 가능해 더 굵은 혈관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며 “안면홍조증은 복잡한 원인과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단순한 치료에만 의존치 말고 피부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그에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