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증자로 자기자본을 확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증권사 건전성 규제에 맞추려면 납입일 등의 기간을 고려할 때 10월까지 증자를 결정해야 해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유상증자의 경우 자본금 활용목적과 미래전망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상증자는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증자의 위험이 없는 증권사로 종목을 압축할 것을 권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 증권업계 증자 바람
하이투자증권은 납입일 기준 지난 8월11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신주배정비율 1주당 0.17주로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이 4990만주를 청약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렇게 조달한 1000억원을 자기자본투자(PI) 400억원, 상품운용 300억원, 단기차입금 상환 100억원, 모바일 영업기반 확충 100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납입일 기준 지난 8월11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신주배정비율 1주당 0.17주로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이 4990만주를 청약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렇게 조달한 1000억원을 자기자본투자(PI) 400억원, 상품운용 300억원, 단기차입금 상환 100억원, 모바일 영업기반 확충 100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비슷한 시기인 지난 8월25일 4140억원의 증자를 단행했다. 주당 3510원으로 1억2925만주(우리사주 2360만주, 구주주 1억565만주)가 청약됐다.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자기자본 1조원 시대를 연 메리츠종금증권은 증자를 통해 대형IB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총 발행주식 대비 100%인 4395만8609주 규모의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지난달 9일 공시했다. 증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3조7000억원으로 업계 3위 수준의 대형증권사로 거듭난다.
또 수혈받은 자금으로 대우증권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여 증권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종합금융투자 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하고 기업 신용공여와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대형증권사를 포함한 다양한 인수·합병(M&A)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증자 릴레이에는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비율을 낮추기 위한 증권사의 노력이 깔려있다. 레버리지비율이란 자기자본에 대한 총자산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타인자본에 의존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증권사 건전성 규제체계 개편안’을 통해 내년부터 레버리지비율이 1100% 이상(2년 연속 적자는 900% 이상)이면 경영개선권고, 1300% 이상(2년 연속 적자는 1100% 이상)이면 경영개선요구 등의 시정조치를 내리겠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비율이 높은 증권사들은 저수익자산을 처분해 덩치를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 등의 파생결합상품을 더 이상 발행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올해 유상증자를 진행한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증자하기 전 레버리지비율이 9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좋은 증자 vs 나쁜 증자
증권사들의 증자는 주가에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끼친다. 기본적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주식수가 늘어나 주식당 가치를 희석시킨다. 또 자기자본으로 얼마의 이익을 얻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낮추기도 한다. ROE를 계산할 때 분자의 순이익은 그대로지만 분모에 있는 자기자본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금을 늘려 그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ROE 7%인 증권사의 경우 증자를 통해 레버리지를 11배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총자산순이익률(ROA) 70bp(0.7%) 정도의 상품을 꾸준히 판다면 주주가치 측면에서 나쁜 증자가 아니다”며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고 7%의 ROA를 내는 투자 대안에 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1000억원을 증자했다면 1100% 레버리지비율 규제 하에 자산을 1조원까지 만들 수 있다. 이 자금으로 0.7%의 수익을 낸다면 ROE 7%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수급 측면에서 유상증자는 주가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1년 대형증권사들이 IB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유상증자를 잇따라 발표하자 이들의 주가는 5~15% 떨어졌다. 덩치 늘리기에 나서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지 다소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 애널리스트는 이때 유상증자를 진행해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NH투자·KDB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증권 등은 레버리지비율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증자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9배 수준으로 경험적 반등지점에 도달했고 최근 주가하락으로 일부 증권주의 배당수익률이 3%를 넘겼다”며 “단기 매매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증자위험이 없는 대형사와 키움증권이 투자하기 적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대형사인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을 최선호 종목으로, 키움증권을 관심종목으로 선정하고 전반적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를 추천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충분한 자본력을 통해 경쟁사 대비 낮은 레버리지비율을 보여 적극적 배당정책이 가능할 것”이라며 “키움증권도 상반기보다 이익이 감소할 수 있지만 핵심경쟁력이 유지되는 점과 낮은 밸류에이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총 발행주식 대비 100%인 4395만8609주 규모의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지난달 9일 공시했다. 증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3조7000억원으로 업계 3위 수준의 대형증권사로 거듭난다.
또 수혈받은 자금으로 대우증권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여 증권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종합금융투자 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하고 기업 신용공여와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대형증권사를 포함한 다양한 인수·합병(M&A)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증자 릴레이에는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비율을 낮추기 위한 증권사의 노력이 깔려있다. 레버리지비율이란 자기자본에 대한 총자산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타인자본에 의존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증권사 건전성 규제체계 개편안’을 통해 내년부터 레버리지비율이 1100% 이상(2년 연속 적자는 900% 이상)이면 경영개선권고, 1300% 이상(2년 연속 적자는 1100% 이상)이면 경영개선요구 등의 시정조치를 내리겠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비율이 높은 증권사들은 저수익자산을 처분해 덩치를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 등의 파생결합상품을 더 이상 발행할 수 없게 된다. 실제 올해 유상증자를 진행한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증자하기 전 레버리지비율이 9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좋은 증자 vs 나쁜 증자
증권사들의 증자는 주가에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끼친다. 기본적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주식수가 늘어나 주식당 가치를 희석시킨다. 또 자기자본으로 얼마의 이익을 얻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낮추기도 한다. ROE를 계산할 때 분자의 순이익은 그대로지만 분모에 있는 자기자본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금을 늘려 그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ROE 7%인 증권사의 경우 증자를 통해 레버리지를 11배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총자산순이익률(ROA) 70bp(0.7%) 정도의 상품을 꾸준히 판다면 주주가치 측면에서 나쁜 증자가 아니다”며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고 7%의 ROA를 내는 투자 대안에 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1000억원을 증자했다면 1100% 레버리지비율 규제 하에 자산을 1조원까지 만들 수 있다. 이 자금으로 0.7%의 수익을 낸다면 ROE 7%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수급 측면에서 유상증자는 주가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1년 대형증권사들이 IB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유상증자를 잇따라 발표하자 이들의 주가는 5~15% 떨어졌다. 덩치 늘리기에 나서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지 다소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 애널리스트는 이때 유상증자를 진행해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NH투자·KDB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증권 등은 레버리지비율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증자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9배 수준으로 경험적 반등지점에 도달했고 최근 주가하락으로 일부 증권주의 배당수익률이 3%를 넘겼다”며 “단기 매매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증자위험이 없는 대형사와 키움증권이 투자하기 적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대형사인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을 최선호 종목으로, 키움증권을 관심종목으로 선정하고 전반적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를 추천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충분한 자본력을 통해 경쟁사 대비 낮은 레버리지비율을 보여 적극적 배당정책이 가능할 것”이라며 “키움증권도 상반기보다 이익이 감소할 수 있지만 핵심경쟁력이 유지되는 점과 낮은 밸류에이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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