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연 1%대 기준금리시대가 열리면서 고액자산가들의 근심이 깊다. 국내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처를 찾기 힘든 데다 2%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금리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
자산가들 사이에 저금리기조를 타개할 재테크 수단으로 외화예금이 각광받고 있다. 외화예금은 투자수익에 대해 세제혜택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환차익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만일 환율이 떨어져 환차손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해외여행이나 유학비용 송금 등 실수요로 돌리면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 단 환율이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적인 수익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외화예금, ‘이자수익’보단 ‘환차익’
외화예금이란 원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통화로 예금하는 상품을 일컫는다. 달러화뿐 아니라 위안화·엔화·유로화·파운드화 등 다양한 통화로 가입이 가능하다. 해당 통화로 일정기간을 예치한 뒤 만기시점의 환율에 따라 예치금과 금리를 받아간다. 국내에서는 달러예금이 가장 많다.
외화예금은 원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통화로 예금하는 만큼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높지 않다. 따라서 이자수익보다는 환차익에 초점을 맞춰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자수익과 달리 환차익에 대해선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점이 외화예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투자이익이 얼마가 발생하든 종합소득세 또는 금융종합과세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단 이자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080원 수준일 때 4억원짜리 달러예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4개월 후 환율이 1160원까지 오를 경우 환차익을 통해 2960만원(환율 상승률 7.4%)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연 이율 2.5%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했을 경우에는 기대수익률이 세후 2.0%에 그친다.
이밖에 송금 및 환전수수료 절감 등이 외화예금의 강점으로 꼽힌다. 외화를 현찰로 거래하면 통상 1달러당 약 30~40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그러나 외화예금으로 거래하면 외화송금 시 적용되는 전신환율에 따라 1달러당 20원가량 수수료가 저렴하다.
종류는 원화예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외화예금은 보통예금과 일정기간 목돈을 예치하는 정기예금, 일정기간 자유롭게 적립하는 적립식예금 등으로 분류된다. 다른 예금과 마찬가지로 외화예금도 한 은행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가능하다. 단 원화예금 등 다른 예금자보호적용 금융상품을 포함해 5000만원인 점을 기억해야 한다. 환율변동에 의한 손실은 보전해주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하자.
◆외화예금, 주의해야할 점은?
외화예금을 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먼저 외화예금 가입 시 원화를 해당통화로, 만기 시에는 해당통화를 원화로 환전해야하기 때문에 환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예컨대 중국 위안화예금의 경우 예금가입 시점의 환율을 적용해 원화를 위안화로 바꿔 예금하지만 만기 시에는 만기시점의 환율을 적용한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환차손으로 인해 이자를 모두 까먹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외환시장의 변화에 맞춰 외화예금을 갈아타거나 여러 화폐의 외화예금계좌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위험분산을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자녀의 유학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해외여행이나 유학비용 송금 등 실수요로 돌리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부센터장은 “외화예금은 금리가 낮기 때문에 한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여유자금의 10분의 1 규모로 분산투자하는 편이 좋다”며 “환율 변동이 쉽게 예측하기 힘든 만큼 단기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외화예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중개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윤기림 리치빌 대표는 “국내의 일반적인 외환투자는 선물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리스크가 큰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개인이 직접 외환거래를 하기엔 정보와 시간이 부족한 만큼 정상적인 투자과정을 거쳐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중개회사를 통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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