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크리스마스, 송년회 등 가족, 친구, 동료와의 모임으로 외식을 하는 날이 많아진다. 그래서 외식 메뉴에 대한 고민도 당연히 늘 수밖에 없다.
특히 즐거운 외식 또는 회식 자리가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피부 건선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다. 건선이 있을 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음식에 대한 주의다. 건선이 나타났다는 것은 몸 속에 열이 과다하게 항진돼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대개 ‘열이 많은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면서 몸 속에 열이 과도하게 축적됐기 때문이다.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는 “외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치킨, 생선회 등은 기름지고 일시적으로 몸속에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 음식이다”며 “평소 이러한 음식을 한 번 정도 먹는다고 해서 건선이 발생하거나 악화되진 않는다. 하지만 연말에 각종 회식 자리나 모임으로 인해 자주 먹는다거나 한꺼번에 너무 많이 섭취하면 우리 몸속에 꾸준히 열이 쌓이게 되고, 어느 한도를 넘으면 건선과 같은 피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피부 건선이 있다면 외식 메뉴 선택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원장은 “건선에 좋지 않은 음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튀김류이다. 특히 프라이드 치킨은 고온으로 가열한 후 조리한 것으로 튀김이 만들어질 때의 뜨거운 기운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며 “건선이 완전히 치료되기 전에 튀김을 먹으면 피부에 없던 가려움증이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가려움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음식을 섭취한 다음날 건선이 있던 부위가 더 붉어지거나 전혀 없던 부위에도 새로 생겨날 수 있다. 이에 튀김류는 치료 기간 동안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생선회를 포함한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 대부분의 육류도 채소와 같은 식물성 음식에 비해 양기(陽氣)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들 음식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갑자기 인체 내부의 양기를 증가시켜 기존의 건선 환자의 경우 건선이 악화될 수 있으며, 건선이 발병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발병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이기훈 박사는 “육류 중에서도 닭고기와 같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참치회나 생선 뱃살 같은 부위도 기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피부 건선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 굽거나 튀기는 것 보다는 삶거나 찌는 담백한 조리방법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식습관을 바꿔서 자연에서 채취한 식물성 음식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건선피부염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해로운 음식을 피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사진=강남동약한의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