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학원강사의 '실 출제진급 집필진이 교재 작업에 참여했다'는 홍보 문구.
최근 ‘6월 모의고사’ 문제를 빼낸 혐의로 학원강사 이모(48)씨에 대한 경찰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이씨 외에도 일부 강사들이 ‘출제진이 만든 문제’를 앞세운 과대홍보를 꾀하고 있어 수강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학원업계에 따르면 유명강사인 A씨, 영어과목 B씨, 국어과목 C씨 등은 수강생을 상대로 ‘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이 자신의 교재를 집필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화학강사인 A씨는 지난해 파이널 모의고사 오리엔테이션과 올해 주요 설명회 자리를 통해 “교수진을 비롯한 출제진에게 문제를 샀다”며 “출제진과의 회의를 통해 출제 가능성이 높은 문항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B강사 역시 자신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평가원 출제위원급의 전문집필진이 교재를 만들었다”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소속의 실 출제진급 연구원 명단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C강사 또한 홍보 페이지를 통해 ‘실 출제진급 집필진’을 앞세워 출제진과 자신의 관계를 의심케 하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강사 외에도 일부에선 ‘수능에서 문제 출제를 주도하는 교수’라는 표현을 일삼는 경우도 있다.
수능 출제 위원의 정체, 출제 경향 등을 밝히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 실제 수능 출제 참여 교수와 교사들은 당국에 보안각서를 제출해야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강남교육지원청의 김우주 학원평생학원관리팀장은 “강사들의 ‘실 출제진급 집필진’이라는 표현은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과대광고 냄새를 풍기는 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과대광고 여부에 대한 판단은 직접 조사를 해봐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도 "출제진 다음에 ‘급'이라는 표현을 써 불법소지를 교묘히 피해갔다“면서도 ”문제제기는 할 수 있지만 조사권이 없어 이 경우 교육당국에서 관리,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명강사 이씨는 경기도 고등학교 국어교사 박모(53)씨로부터 지난 2일 진행된 수능 모의평가 언어영역 문제를 빼낸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이전부터 수년간 박씨에게 고등학교 국어문제를 사들이는 대가로 3억원 가량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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