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직원을 크게 늘렸다. 핀테크(금융+기술)의 발달로 인력감축에 나선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전체 임직원 수는 올 6월 말 기준 9051명으로 2011년 6월(4541명)대비 2배가량 늘었다. 2011년 통계가 ‘저축은행 사태’로 영업정지 대상이던 8개사(대전·도민·보해·부산·부산2·삼화·전주·중앙부산)를 제외한 69곳의 직원 수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저축은행 인력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은행을 비롯한 다른 금융업권은 최근 인력을 줄이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의 임직원 수는 2013년 9월 처음으로 8만명을 넘었고 2014년 6월(8만1135명)까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올 6월 7만2970명으로 감소했다.

신용카드사도 다르지 않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 임직원 수는 2011년 6월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2015년 6월 우리카드(326명)를 포함해 1만1150명까지 증가했지만 최근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1만706명으로 줄었고 올 6월엔 1만925명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처럼 은행·카드사 등이 최근 인력을 줄이는 건 핀테크의 발달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은행은 지점 대신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용고객이 늘었으며 카드사는 정보통신기술(ICT)업체의 활발한 간편결제시장 진출로 지불결제수단으로서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은 핀테크의 영향에서 자유롭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저축은행은 지역밀착형 금융회사여서 다른 금융업권보다 핀테크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저축은행이 직원을 늘렸다는 건 서민금융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이 아웃바운드 영업을 활발히 하기 위해 직원을 늘릴 경우 실적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은 고객이 지점을 찾기도 하지만 직원이 고객을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도 활발하다”며 “인력을 늘리면 이 같은 영업네트워크가 확대되고 대출규모가 커져 실적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은 최근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 79개사의 올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32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601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이 823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8호(2017년 12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