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CJ 회장. / 사진=뉴시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재계 대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제7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미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손 회장이 경총 회장으로서 경영계의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만장일치 경총 회장 선임
경총 전형위원회는 27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조찬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된 4명 가운데 손 회장을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전형위원회는 박복규 한국경영자총협회 감사(전형위원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영태 SK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용이 경기경총 회장 등 총 6인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는 해외 출장 중인 권영수 부회장이 빠진 5인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경제단체장으로서 인품과 덕망을 갖추고 ▲경제계 전반을 이해하고 ▲기업경영 경험이 많고 노사관계 통찰력을 갖췄으며 ▲회원사간의 이해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인물을 논의한 결과 손 회장을 추대키로 했다.
위원회는 “손 회장은 경제계의 높은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으며 대한상의 회장 재직 당시 경총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노사정위원회에 경제계대표로 참여해 노사정합의를 도출했다”며 “이러한 경륜을 바탕으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경제계 대표로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의 차기 경총 회장 선임이 확정되면서 사상 초유의 지도부 공석 사태는 일단락됐다. 앞서 경총은 지난 22일 제49회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선임하려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초 중소기업중앙회장 출신인 박상희 대구 경총 회장이 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형위원회 일부 임원들이 반대하면서 취임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박상희 회장은 중소기업 출신 후보를 막기 위한 대기업의 조직적 반대를 주장했고 정치권 개입논란이 불거지며 한바탕 내홍을 앓은 바 있다.
◆정부 정책에 어떤 목소리 내나
손 회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정부의 노동정책에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다. 전임자인 박병원 경총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경영과 노사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제도시행 취지는 공감하나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하고 근로시간단축 유예기간을 좀 더 탄력적으로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
경총은 현재 노사정 대표자 6자 회의에 경제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바통을 이어 받은 손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할지 주목된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대기업과 중소기업 회원사간 갈등 봉합도 손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다.
손 회장이 현재 공석인 경총 상임부회장에 어떤 인물을 추천할지도 관심거리다. 위원회는 경총 상임부회장 추천을 손 회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유력한 후보로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거론된다.
한편 현재 해외 출장 중인 손 회장은 이날 CJ그룹을 통해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경제계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기업 현장과 경제단체를 거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상생의 노사관계 및 경제 발전에 기여토록 하겠다”며 “특히 중소기업을 포함한 재계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경영계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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