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뉴시스(NHK캡쳐)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이 연이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방위성이 지금껏 없다고 주장해온 육상자위대 이라크 파견 활동 보고서가 발견됐다.재무성의 '사학스캔들' 결제 문건 조작에 이어 정부가 또 다른 '거짓말' 논란에 휘말리면서 아베 정권이 받을 충격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전날 2004~2005년 이라크에 파견된 육상자위대의 일일 활동을 작성한 '일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총 376일분으로 1만4000페이지에 달한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이 일보의 존재를 지난 1월 파악했으나 발표까지 2개월여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문서 확인 작업을 실시하고 분석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이나다 도모니 당시 방위상이 "찾을 수 없다"며 일보의 존재를 부인했던 것과 관련해선 "그 당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발견됐기에 자료 요청을 한 국회의원에 이달 중순쯤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남수단에 평화유지활동(PKO)으로 파병된 육상자위대가 무력 사용을 확대했다는 의혹이 2016년 제기되자 지난해 2월16일 야당 의원은 '이라크' 파병 부대의 일보 공개를 요구했었다. 이때 이나다 전 방위상은 "없다"고 관련 문건의 존재를 부인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의 해명에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NHK에 따르면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정부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진 듯하다. 행정은 신뢰를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엄중하게 반성하고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희망의당 측은 "이나다 전 방위상이 어떤 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고 있었는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며 국회 증인 심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타이치 세이지 사민당 간사장은 "은폐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며 "아베 정권의 은폐 체질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없다고 했던 방위성의 문건이 새롭게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남수단 자위대 일보도 없다고 했다가 추후 발견돼 방위성은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전쟁가능한 국가'로 전환을 추진하는 아베 정권은 남수단에서 육상자위대의 대규모 충돌 상황을 ‘전투’라고 기록한 부분이 여론 형성에 불리하다고 판단, 이 문건을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나다 전 방위상은 당시 조직적 은폐에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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