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인상한 뒤 연 1.50%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자본 유출 가능성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고용 등 경제지표 부진이 금리인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 중 65명(65%)이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선 금리인상에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8월부터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됐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공개석상에서 금융불균형에 대한 언급빈도를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가계부채 속도와 고용 등 경제지표 부진이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2월 10만명대로 떨어진 이후 8월 3000명까지 하락했다. 지난 9월 취업자 수가 4만5000명으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취업난이 지속되고 있다.

대외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인 효과가 한국의 성장률을 저하하고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IMF는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 OECD는 3.0%에서 2.7%로 내렸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수정경제전망도 내놓는다. 한은은 지난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는데 시장에서는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2.7~2.8%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2.9%)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올해 정부 경제성장률 전망치(2.9%)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2.8%)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관심은 금통위 소수의견에 쏠린다. 최근 이일형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은 낸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금통위 회의를 마친 후 금리동결 배경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