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애플 위기설이 또 고개를 들었다.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시장에서의 연말 판매 부진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마감한 2019년 1분기 실적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 가까이 폭락하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애플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명의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2019년 회계연도 1분시 실적 전망치를 기존 890억~930억달러에서 840억달러로 50억달러 이상(5~9%) 하향조정했다.

팀 쿡 CEO는 서한에서 “주요 신흥시장에서 도전자들의 경쟁을 마주했고 특히 중국시장의 감속 규모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중국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몸 낮추고 아이폰 판매 집중

애플의 위기설은 처음이 아니다. 매분기 위기설이 제기되다 보니 이쯤되면 분기별 행사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다르다. 애플은 지난달 미국, 한국과 일본 등 아이폰 출시 국가에서 보상판매를 실시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9월 이전 제품을 대상으로 2일 하루 동안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아이폰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함을 감지한 애플이 판매량 반등을 위해 선제 전략을 펼친 셈이다. 콧대 높던 애플이 몸을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그동안 할인행사를 시행하지 않음은 물론 통신사에 광고비용을 떠넘기는 등의 행위로 지탄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갈등과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2019년 1분기 애플이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위기감을 느낀 애플도 굽힐줄 모르던 자존심을 던지고 아이폰 판매에 총력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머니투데이DB

◆4600만대 팔아치운 애플… “위기 아니다” 의견도
그러나 아직 애플의 위기를 단정짓기 이르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스마트폰 판매보다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등의 서비스와 콘텐츠 매출로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애플이 만들어 놓은 생태계에서 충성심 강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해 계속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말이다.

통계전문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전세계에서 4686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2017년 1분기에 기록한 7829만대와 비교하면 40% 이상 하락한 수치지만 절대적으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판매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아이폰 고객들을 포함해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전세계에 수억명 이상 존재한다”며 “애플의 실적이 단기적으로는 정체,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항하는 흐름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