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이 조문객을 맞고 있다. / 사진=두산그룹
지난 3일 별세한 고(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재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방문해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장남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차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장녀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고인의 동생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일찍부터 함께하며 조문객을 맞이했다.

빈소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엄숙했다. 생전 조용하고 소탈하면서 겸손함을 미덕으로 여기던 고인의 의지를 잇기 위해 유족들 역시 장례를 조용하고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길 원했다. 부의금도 정중히 사절했다.


조문객들은 평소 과묵한하고 겸손한 성격으로 ‘침묵의 거인’으로 불린 고인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이날 재계 인사 중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오후 1시30분께 가장먼저 빈소를 찾아 약 10분간 조문을 마친 뒤 돌아갔다.
이어 정몽규 HDC그룹 회장, 황각규 롯제지주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특히 황각규 부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들과 만나 “고인과는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며 “재계의 큰 어른께서 떠나시는 길에 우리 회장님을 대신해 인사하러 왔다”고 애달픈 마음을 드러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잇따라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허창수 회장은 취재진들을 만나 “고인과 같이 일을 해보지는 않았고 인사 정도 하는 사이였다”며 “더 오래 사셔서 좋은 일을 많이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일찍 가셨다”며 애달픈 마음을 전했다.
손경식 회장은 “박 명예회장하고는 나이 차이가 조금 많이 있어서 옛날에는 자주 보지 못했다”면서도 “두산그룹을 건실하게 만들고 인재관리 등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해 왔던 재계의 큰 지도자가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유지를 잘 받들어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두산을 더욱 건실한 기업으로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고 유족과 두산 경영진에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은 조화를 보내 추모의 뜻을 전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홍구 전 총리, 과거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KBO 총재,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등 정계 인사들과 가수 전인권, 배우 이서진, 윤태영 등 연예인들도 빈소를 방문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고인과 같은 기업인들이 기여해서 오늘날 한국경제가 이렇게 발전했다고 본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한편 고 박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발인과 영결식은 7일이며 장지는 경기 광주시 탄벌동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