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반대를 주장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이 23일 0시를 기해 종료되는 가운데, 청와대 앞에서는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항의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이 사흘째 이어졌다.
황 대표는 전날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수면을 취한 뒤 오전 8시쯤 검은색 패딩 점퍼와 흰색 마스크, 털모자 차림으로 분수대에 나타났다.
지소미아 종료 시점이 임박한 만큼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청와대 앞에서 비상 의원총회도 열릴 전망이다.
단식 농성을 지지하는 당 소속 의원들의 격려 방문도 이어졌다. 김세연 의원이 황 대표를 찾아 총선 불출마에 대한 이해를 구했고, 김진태 의원은 황 대표와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고생하신다, 같이 동참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우린 좀 욕먹는 게 의미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가 단식 농성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22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장 옆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지소미아 영구 폐기'를 촉구하며 황 대표 농성장 옆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중당도 자정까지 당 지도부들의 릴레이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소미아 폐기! 토착왜구 청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100명이 넘는 공당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소미아를 연장하라고 단식 농성한다고 한다. 국민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국익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대표의 단식 농성은 진정성이 없다. 국회로 간다는 데 굶는지 밥먹는지 국민조차 알 수 없다. 정말 국익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다면 제대로 굶으셔야 한다. 제대로 추위를 이길 각오를 하셔야 한다"며 "체불임금, 세모녀 사건 등 곳곳에서 죽음이 이어지는데 이런 국민 아픔에서 단식 농성을 하자고 단 한 끼라도 굶은 적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여기 와서 굶는 흉내를 내는 게 국민이 보더라도 웃을 일이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단식을 중단하고 국민들 목소리를 경청하는 게 빠를 일"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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