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거리. /사진=로이터
당초 23일 0시로 예정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지난 22일 오후 6시 양국의 극적 타협으로 일단 멈췄다. 한국에선 상당한 관심이 모아진데 비해 정작 일본에선 무덤덤한 반응이다. 

현지인과 결혼해 일본 도쿄에서 20년째 거주 중인 프로그래머 조모씨는 “이곳 사람들은 (지소미아를) 뉴스에 나오는 단어 정도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일본인들에겐 특별히 와닿는 게 없는 분위기”라며 “TV에서 한국 연예정보가 많이 줄었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여기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한국 정부 수출 제재를 긍정적으로 보냐는 질문에도 “한국에 관한 아베의 정책을 평가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수출제재 조치와 지소미아 문제 등에도 일본내 한류에는 별다른 이상기류가 없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그룹 트와이스는 타이틀곡 '페이크 앤드 트루'로 일본 오리콘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방탄소년단도 연말 나고야에서 열리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조씨는 “아베 정책이 한류에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현지 한류팬들은 한·일 간 정치와 문화가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현지 일본 생활을 언급하면서 “지하철에서 한국 사이트를 보고 있어도 시비 거는 사람이 없고 일본회사에 외주 작업을 하러 가도 나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 법학연구과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박모씨도 “일본 내에서 한류를 좋아하고 즐기는 계층은 정치적 문제와 별개로 문화 콘텐츠를 즐길 뿐”이라며 “이 부분에서는 고정적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이 일본 여행에 발길을 끊은 상황과 관련해선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씨는 “최근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일본 지방 여행에 대한 수요도 급감했다”며 “일본 지자체(큐슈)를 중심으로 경제적 타격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들의 호소가 이번 일을 계기로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더 받아내려고 하는 쇼맨십인건지, 실제 타격이 있어 피해를 호소하는 것인지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양국 언론이 정확한 통계자료로 현 상황을 보도해 잘 대처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