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작가 겸 방송인 곽정은이 결혼과 이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13년 차 잡지사 기자에서 방송인으로 성공적인 변신한 곽정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곽정은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기자 시절, 잡지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그에게 서른이 되자 알 수 없는 위기감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주변 친구들의 결혼 소식에 자신도 남들처럼 가정을 꾸려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혔고, 결국 만난지 2주 된 남자와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스물아홉 살까지는 나는 멀쩡했는데 서른 살이 딱 넘어가자마자 '이제 큰일 났다. 이대로는. 나는 별로 멀쩡하지 않다. 남자가 필요해. 노처녀는 싫어. 내가 서른 살이 넘었는데 내가 결혼을 못 하고 혼자 있으면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불쌍하게 볼까?'라는 생각이 희한하게 그때부터 들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그때 결혼을 했다. 되게 급히. 만난 지 2주 된 사람과 결혼을 약속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곽정은은 결혼 생활을 하며 인생 최고의 외로움을 느꼈고, 결혼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혼을 결정했다면서 "내가 가장 불안정할 때 했던 선택이 결혼이었다. 그 결정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썼고, 그 에너지를 쓰며 내가 누군지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완전히 세상의 비바람 부는 언덕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는데 '내 인생의 벌어진 일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말자. 이게 어떤 식으로도 내 자산이다'라고 생각했다"며 "한편으로 그 실패가 나한테는 내 인생의 눈을 제대로 열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도와준 거다"라고 설명했다.


곽정은은 "결혼과 이혼은 아픈 체험이 맞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결돼 있냐. 죽을 때까지 이 사실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거다. 가장 불안정했었을 때 한 선택이 결혼이었다"며 "하지만 이혼했다면, 그 운동을 하다가 다쳤다면 거기서 다시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 그 시작부터 다른 길이 펼쳐졌다"고 강조했다.

또 "내게 적합한 삶이란 결혼제도 안에는 없다는 게 나는 파악을 못 했던 거다. 누군가의 아내로 사는 것이 누구에게나 적합한 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과 마음에 드는 시스템으로 결합하면 그 삶은 혼자 있는 것보다 풍성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곽정은은 "난 그것이 내게 그다지 허락되지 않는 거라면 애써서 찾고 싶지 않다. 난 지금 완벽하지 않지만 충만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시간을 돌아왔지만 그래도 아직 마흔 살 초반이니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곽정은은 지난 2005년 패션 잡지 코스모폴리탄에 입사해 잡지기자 생활을 했다.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로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퇴사 후 작가와 방송인으로 변신했다. JTBC '마녀사냥' 고정 게스트로 나오며 얼굴을 널리 알렸고, 현재 '연애의 참견' 시즌 2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