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20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뒤로 화상으로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 등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들은 20일 자유무역을 골자로 한 '2020 쿠알라룸푸르 선언'을 발표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APEC에서 각국이 자유무역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보호주의'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해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 등 APEC 회원국 21개국 정상은 이날 제27차 APEC 회의에서 공동선언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침체된 APEC 역내 경제를 회복하고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예측 가능한 투자무역 환경을 조성하자는 데 동감했다.
회원국들은 "불필요한 무역장벽을 발견하고 해소하며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면서 필수 물품 및 서비스의 이동과 인력의 필수적 이동을 안전한 방법으로 원활화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이런 힘든 시기에 무역과 투자의 흐름이 지속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긴급 무역 조치들을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과 일치시키도록 회원국들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동성명에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에 관한 업무를 포함하여 시장 주도적인 방식으로 역내 경제통합을 더욱 진전시킬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FTAAP는 그동안 중국이 강조해온 개념이다.
이런 내용의 공동선언문은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 자리에서 이뤄졌다. 이날 APEC 정상회의에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21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 해인 2017년 이후 APEC 정상회의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 공식석상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건 미국의 대통령은 자신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현지 매체인 AFP는 분석했다.
APEC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문이 도출된 것은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의장국인 칠레의 반정부 시위로 정상회의가 취소됐다. 2018년 파푸아뉴기니 정상회의 때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공동선언문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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