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왼쪽)이 오스카레이스에 뛰어든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의 온라인 대담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사진=뉴스1
‘오스카 선배’ 봉준호 감독이 내년 아카데미 수상 경쟁에 뛰어든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온라인으로 대담을 나눴다. 봉 감독은 영화 ‘미나리’를 두고 “섬세한 연출력으로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평했다.봉준호 감독과 정이삭 감독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의 FYC(For Your Consideration) 페스티벌을 통해 화상으로 대담을 나눴다.
이날 대담에서 봉 감독은 “이 영화가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향수로 버무리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시점을 따라가며 내레이션이나 해설도 넣지 않았고 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것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영화를 찍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이 영화가 추억이나 향수에 빠져 질척거리지 않는 것이 더 좋았다”고 감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시점을 따라가며 내레이션이나 해설도 넣지 않았다. 이것이 영화를 더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든다”며 정 감독의 연출력을 높이 평가했다.
정 감독은 이에 “해설 같은 것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각본을 쓰면서 점점 깨달았다”며 한 인물의 시점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거리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미나리'의 포스터. /사진=판시네마 제공
두 감독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봉 감독은 스티븐 연에 대해 “‘옥자’에서 그는 거짓말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미나리’에서의 연기는 또 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지난 13일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며 ‘미나리’의 오스카레이스에 청신호를 켰다.
봉 감독도 “윤여정은 전통적인 한국의 엄마나 할머니는 아니다”면서 “‘미나리’에서도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잊지 못할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고 찬사했다.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한 데 이어 할리우드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내년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낯선 미국 땅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로 정 감독과 가족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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